그 남자 그 여자 2 - 부족하고 서툰 내 사랑에 용기를 불어넣어 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93 그 남자 그 여자 2
이미나 지음 / 걷는나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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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의 어느 한 때를 떠올려본다. 자율학습 시간에 한쪽 귀에 몰래 이어폰을 꼽고 라디오에 심취해보는 시간, 독서실에서 라디오를 듣다가 숨죽이며 키득키득 웃거나 찡한 감동을 느끼는 시간,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일상의 작은 일탈이었다. 그렇게 라디오에 심취했지만, 고교 졸업 이후에는 자연스레 라디오와 멀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흘렀다.

 

 <그 남자 그 여자>라는 책이 처음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언제 한 번 읽어봐야지.'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런지도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러버린 것이다. 벌써 10주년 기념 개정판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야 말았다. 깜짝 놀라게 된다. 세월이 정말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멍하게 흘려보낸 후에야 세월이 이미 꽤나 지나버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처럼, 사랑도 그런 것 아닐까?

 

 같은 상황이어도 우리는 각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다른 생각에 잠기곤 한다. 여행을 하더라도 그렇고,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 제각각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 그런데 사랑에서는? 남녀가 서로 사랑하더라도 그들에게 펼쳐지는 상황에 따라 그들의 마음에는 각기 다른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같은 상황에서 남자와 여자의 생각 차이가 묘하게 신기하게 마음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냉정과 열정 사이>라든가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라는 소설을 보면서 남자의 마음과 여자의 마음 속에 따로따로 들어가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 책을 보며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본다.

 

같은 시간, 같은 상황에서

그 남자와 그 여자는 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그들의 속마음 속으로 들어가보는 시간이 되었다. 안타까운 어긋남,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상대방의 입장, 말로는 느낄 수 없는 마음. 세상 모든 사랑이 제각각 색채로 빛을 내고 있음을 느끼게 되는 책이었다. 시간이 흘러도 사랑의 마음과 남녀 생각차이, 상황에 따른 그들의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20주년이 되어도, 30주년이 되어도, 청춘의 사랑 이야기는 딱히 다를 바 없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은 다소 감성적인 느낌이었다. 200만 독자들에게 다시 사랑을 꿈꾸게 해 준 밀리언 셀러라는 점에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공감을 불러일으킨 이야기들을 추려 모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읽는 이야기마다 마음에 와닿는 묘한 느낌이었다.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고, 어긋난 사랑의 기억을 되살리기도 했다. 그때의 내 심정은 이런 것이었을까? 그 때 그는 이런 마음이었을까? 메마른 마음에 사랑이라는 희망을 키워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얇고 부담없지만 마음을 두근두근 설레게 하고, 안타깝게 하고, 사랑을 꿈꾸게 하는 그런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모처럼 마음 속 감성의 스위치를 켜보는 느낌이었다. 마음에 기름칠을 해주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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