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버그 - 공정한 판단을 방해하는 내 안의 숨겨진 편향들
앤서니 G. 그린월드 & 마자린 R. 바나지 지음, 박인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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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띠지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판단하기도 전에 당신은 이미 기울어져 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마음 속에는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면서 스스로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자신은 신념에 따라 행동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또한 거짓말을 잘 안한다고 할 것이다. 적어도 악의적인 거짓말 말이다. 고정관념에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며, 열린 사고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적어도 나의 경우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었지만, 이 책을 읽으며 고정관념을 하나씩 깨어나가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마인드버그'란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 '뿌리 깊이 박힌 사고 습관이 사물을 인식하고 기억하고 추론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일으킨다는 의미로, 앞으로 이 같은 오류를 '마인드버그mindbug'라고 부르겠다.(24쪽)' 이 책에서는 마인드버그를 이렇게 정의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얼마나 고정관념 속에서 흔들리고 있는지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이야기해준다. IAT 편향테스트를 통해 직접 문제를 풀어가며 내 안의 차별적 요소를 짚어볼 수 있다. 함께 참여하며 결과를 도출해내고, 나의 생각이 그러했었는지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된다. 그렇기에 저자의 이야기에 더욱 공감하게 된다. 참여하는 독서를 하게 되어 흥미롭다.

 

 마인드버그는 당장 눈에 보이는 시각적인 차이에 의해서도 논할 수 있지만, 넓게 보면 인종이나 민족, 심리적,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모든 종류의 인간 집단에서 파생되는 사회적 마인드버그까지 그 영역을 확장해서 생각할 수 있다. 그에 따라 생각과 행동의 차이는 상당히 달라진다. 작은 부분부터 큰 부분까지 사고의 영역을 확장하여 우리 삶에 뿌리깊이 들어와있는 마인드버그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평범한 당신이 범하기 쉬운 오색 빛깔 거짓말'은 하얀 거짓말, 회색 거짓말, 무색 거짓말, 빨간 거짓말, 파란 거짓말. 이렇게 다섯 가지 거짓말인데, 사회 생활을 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라 생각한다. 나는 아니라고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그렇다는 점.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다.

 

 옮긴이의 말을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이 책을 마무리하고 난 지금,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지금까지 나는 스스로가 편견 없는 사람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304쪽)' 나또한 이런 마음으로 이 책 읽기를 마무리한다. 편향된 사고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누구나 그런 것이고, 없앨 수 있는 부분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편견인지도 모르고 있었던 부분들까지 끄집어내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 이 책을 읽은 의미였다. 편견을 없애자고 외치는 것의 가장 작은 첫 걸음은 편견을 인식하는 것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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