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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심리학 노트
곽소현.박수선 지음 / 좋은책만들기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한 때는 빨리 나이들고 싶었다. 청춘이라는 그 기간이 싫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끝없는 터널을 하염없이 걸어가는 느낌이 싫었다. 불안하고 초조하고 답답한 20대였다. 그래서 30대가 되었을 때에는 내심 쾌재를 불렀다. 30대가 되어서야 삶에 자신감이 붙고, 인생을 즐길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문제는 벌써 40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불혹의 나이에 이리저리 '혹'하며 살게되는 나이, 갑자기 붙여지는 '중년'이라는 수식어가 너무도 낯선 나이, 그런 나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제 중년 시작이다. '중년'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니, 어느덧 세대교체가 이루어져버린 느낌이다. 우리 세대의 이야기는 이제 추억거리가 되어 '응답하라' 시리즈나 '건축학개론' 같은 영화로 추억에 잠기는 매개가 되어버렸고, 예전 생각을 하고 열정적으로 책을 보거나 일하다가 밤을 새면 그 다음 날 열 시간은 자야 피로가 풀리는 그런 상태가 되었다. 몸도 마음도 예전같지 않다.
이 책은 제목이 <중년의 심리학노트>이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 이 시점에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다. 이 책에 끌린 것은 이 책을 소개하는 글을 보고 나서였다. '이 책은 40대로 들어서는 상큼한 중년과 50대의 무르익은 중년의 두 가족학자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중년들의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평소 삶의 에너지를 찾고 싶은 마음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하는 소망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은 두 명의 가족학자가 공동집필한 것이다.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두 명의 저자가 나누어 집필했다. 각 장의 시작에는 셰익스피어의 말이 남겨있는데, 그림과 함께 셰익스피어의 글을 읽는 것은 짧지만 강렬한 느낌으로 여운이 남았다. 느낌이 좋았다. 갤러리 카페의 느낌이다. 또한 각 장 끝에 심리학적인 해석과 팁을 제시하여 구체적으로 정보를 제공받는 느낌이 든다. 처음과 끝마무리가 잘 되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글은 친한 선배나 동네 언니가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같다. 중년이라는 심리적인 무게감을 느끼게 되는 책이 아니라, 지금 시대에 우리들의 살아가는 모습이고, 이웃의 모습이다. 살짝은 가볍게 생각되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가볍지는 않다. 이런 사람들도 있고, 저런 사람들도 있는 세상의 가지각색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소리이다.
영화를 들어가며 이야기를 전개해나가기도 하고, 책을 떠올리며 풀어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내가 이 책을 읽을 적절한 대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생각하게 되었지만, '아, 그렇구나!' 공감하게 되는 이야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 속의 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하게 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 시대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