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나서 - 152 True Stories & Innocent lies 생각이 나서 1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창시절을 생각해보면 늘 일기장이 함께 했다. 무언가를 적어놓고, 공상에 잠기고......생각해보면 딴생각을 많이 하던 때였고, 지금 생각하면 왜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인지 신기한 느낌마저 든다. 사회로 나오면서 나는 그런 감성을 잊고 지내게 되었고, 지금은 무엇이 생각나서 노트에 적는다는 것은 작심삼일의 힘겨운 일이 되고 말았다. 큰 마음 먹고 시작해도 며칠 지나면 뒷전이 되어버린다. 편안한 마음으로 고민 없이 사는 것이 한편으로는 내 감성마저 사라지게 만드는 것 같아서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황경신 한뼘노트이다. 사진과 함께 작가의 글이 짤막하게 펼쳐진다. 별 생각없이 펼쳐들었다가 의외로 눈길을 멈추게 된다. 여행지의 사진도 어딘가의 추억을 떠올리게 되고, 작가의 글도 옛 추억에 잠기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신기하다. 오랜만에 이런 감정을 느껴본다. 구석에 쳐박혀 먼지 풀풀 날리는 나의 옛 일기장을 우연히 꺼내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을 읽으며 다소 딱딱해진 나의 감성을 야들야들하게 해주는 시간을 가져본다.

 

 

 

 누군가의 생각을 담은 책을 볼 때에는 두 가지 반응이 나오게 된다. '그래서 뭐?'라는 반응이 나오면 더 읽어도 크게 건질 것이 없다. 하지만 공감을 하며 '나도 이런 생각 했어.', '맞아, 맞아' 하게 되는 것, 그것이 책을 읽을 때의 즐거움이다. 이 책을 보며 나는 공감했다. 시간과 공간은 다르지만, 언젠가의 내가 그런 생각을 했던 것도 같고, 지금의 내가 그 마음에 공감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마음에 든 것은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 시켜서 글을 마음에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었다. 사진이 글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감성적이 되어 책을 읽을 마음의 자세를 충분히 하게 된다. 작가의 글을 보며 공감하고, 사진을 보면서 나만의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 책은 곁에 두고 아무 곳이나 펼쳐서 읽어도 좋을 책이다. 한꺼번에 읽어버릴 것이 아니라 짤막하게 끄적끄적 노트에 글을 적듯이 이 책을 읽는 것도 그러해야 한다. 커피 한 잔 마시다가 잠깐, 조금은 무거운 책을 읽다가 잠깐, 자기 전 머리 맡에 두고 잠깐, 그렇게 읽어야 좋을 것이다. 모처럼 감성을 자극해본 시간, 이 책은 공감할 코드가 많아서 기억에 잔잔하게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