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읽은 책 중 저에게 의미를 던져 준 책 5권을 소개합니다.

 

제 멋대로 기준이지만,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  제 생각을 바꾸고, 저에게 변화를 일깨워준 책을 위주로 하였습니다.

 


 

5위 만화와 사진이 어우러진 책, 인도 여행을 떠올리는 시간 [인도, 바람도 그릴 수 있다면]

 

 

 

 

 

 수많은 여행 책자, 웬만해서는 특별함을 느낄 수 없는 그들의 여행기에 살짝 질릴 만도 하다.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보고 싶다. 나의 그런 생각을 충족해주는 책을 만났다. <인도, 바람도 그릴 수 있다면>을 보며 나만의 인도 여행을 떠올리는 시간을 가졌다. 나의 여행과 교차되는 지점에서는 공감을, 그림을 그리는 여행을 보고 부러움을,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끌리는 느낌을 받은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그림과 사진이 함께 있는 것이었다. 여행을 하며 느낀 것이나 흥미를 느끼는 코드가 비슷하면, 그 이야기에 백배 공감하게 된다. 저자의 글과 그림이 나에게는 공감 백배의 시간을 준다. 마음에 드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인도 여행을 생생히 떠올려본다.

 

 


 

4위 이 소설에 빠져들고 말았다 [홍도]

 

 

 

 

 

 헬싱키 반타공항을 떠나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홍도가 동현의 노트를 보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동현이 시나리오를 쓰려고 모아둔 자료를 보며 나누는 이들의 대화는 뜬금없다. 1561년 생인 이진길이 돌아가신 홍도의 아버지라니! 나 또한 동현의 마음이 되어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홍도를 바라본다.

 

 이 책은 분명 소설이다. 말도 안되는 설정이다. 100년이 지나면 이 세상은 완전히 물갈이가 되고 나라는 존재도 사라지고 말텐데, 사백서른세 살의 젊은 여인이라? 그게 말이 돼? 그런데 이 책을 읽어갈수록 그 이야기에 묘하게 빠져든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몰입하며 감정이입이 된다.

 

 


 

3위 긴장감과 경이로움에 손을 뗄 수 없는 책 [일분 후의 삶]

 

 

 

 

 

두 번 읽었다. 한 번은 미친 듯이, 한 번은 찬찬히.

죽음을 유예시키는 것은 기도가 아니라 깨어 있는 의식이라는 것을,

비슷한 과거가 있는 나는 이 책에서 다시 확인했다.

 

- 이윤기(소설가, 순천향대 명예교수)

 

 

 이 책을 손에 잡으면 그 느낌을 알 것이다. 어느 순간 책 속으로 쑥 빨려들어가 미친 듯이 읽어버린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찬찬히 그 내용을 음미하게 된다. 나도 바로 이윤기 소설가처럼 그런 느낌을 받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미친 듯이 읽었다. 그러고 나서 다시 한 번 그들의 이야기를 찬찬히 읽게 된다. 몰입도가 대단한 책이었다. 생의 극한 상황에 처한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도 긴장감을 놓치 않게 된다. 그들의 이야기는 정말 강하게 와닿았다.

 

 이들의 이야기는 어느 하나 흘려읽을 수 없는 강렬함이 있었다. 열 두 편의 스릴 넘치는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이 책을 보다보니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찌될지 모르는 극한 상황에서 포기하고 죽을 수도 있지만, 삶을 향해 강한 의지를 보내며 살아날 수 있는 것. 그 경험을 공유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2위 디자이너가 박물관에 갔다! 이 책으로 삶의 디자인을 읽다 [오래된 디자인]

 

 

 

 

 

 우리가 늘 접하고, 경험하고 있는 것임에도 정작 무엇이라 설명하려들면, 갑자기 막막해지는 경우가 있다. 디자인 역시 그렇다. 디자인은 일상에서 아주 흔히 접하고 사용하는 용어이지만, 정작 디자인을 명쾌하게 설명하려면 결코 간단치가 않다. (306쪽)

저자의 이 말이 이해간다. 디자인과 관련 없다고 생각하는 일반인으로서 이 책을 읽기로 했을 때, '오래된 디자인' 이라는 제목을 보며 나와는 더욱더 거리가 멀 것이라고 생각했건만, 책을 읽다보니 나와 그리 먼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우리의 가까이에 있음에도 멀게만 느껴지는 디자인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 책으로 삶의 디자인을 읽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1위 기대 이상의 책, 노자 도덕경을 재미있게 읽다 [노자 1 - 진리는 말하여질 수 없다]

 

 

 

 

 이 책의 장점은 술술 읽히는 재미였다. 정말 재미있다. 눈에 쏙쏙 들어온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이야기해준다. 처음에 말한 것처럼 도덕경 자체는 5천자에 불과한 분량이지만, 이 책에는 노자의 도덕경에 대한 이해를 위해 다양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언어철학의 대가인 비트겐슈타인, 성경, 바가바드 기타, 스피노자의 에티카, 도연명과 이백 등 흥미로운 마음으로 읽어나가게 되는 다양한 소재가 등장한다.

 

 전체적인 것을 포괄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책이다. 노자의 도덕경을 이렇게 흥미롭게 읽은 시간이 뿌듯하다. 책 속의 다양한 이야기가 쏙쏙 들어오는 맛이 있으니, 정말 기대 이상의 책이었다.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고, 두려움의 벽을 넘어서, 다양한 지식 도구로 나에게 노자가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다. 오랜만에 책 속의 깊이를 느끼며 독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책을 발견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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