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8 : 버리다 나는 오늘도 8
미셸 퓌에슈 지음, 파스칼 르메트르 그림, 심영아 옮김 / 이봄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나는, 오늘도> 시리즈 중 한 권이다. <나는, 오늘도>는 하루에, 나의 행동 딱 하나만, 깊게 생각해보는 취지의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버리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한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철학적인 생각을 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는 이유 이외에 단순히 노랑색에 이끌려서이기도 했다. 책이라는 소재가 지속적으로 생각에 잠길 화두를 던져주고, 때로는 강렬한 희열과 함께 깨달음을 얻기 때문에 즐겨 읽게 된다. 책을 선택하는 이유보다 읽고 나서의 기분이 좋을 때에 책을 읽은 보람을 느낀다. 단순한 이유로 읽어본 책인데,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다.

 

 

 

 이 책은 생각보다 얇게 구성되어 있다. 작은 시집 정도의 두께다. 책 속에는 그림이 함께 있어서 전체적인 분량을 생각해보면 얼마 되지 않는다. 굳이 분권하지 않고 한 권에 다양한 주제의 내용이 다 담겨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너무 무거워지려나? 내용도 두께도. 어쨌든 오늘은 이 책을 통해 버린다는 것에 대해서만 생각해보기로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뜨끔'한 느낌을 갖게 된다. 오늘도 쓰레기통에는 쓰레기가 쌓여가고 있다. 불과 얼마전에 쓰레기 봉지를 채우고 분리수거까지 하고 나서 시원하고 가뿐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다시 생활 쓰레기는 쌓이고 있다. 사실 이 쓰레기들은 나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일 뿐, 쓰레기차로 옮겨지고 어디론가 향해 간다. 우리가 내는 공과금이며 세금은 이 모든 것을 잊어버리려고 내는 돈이다. (12쪽)

순환 고리의 관리에서 우리의 책임을 다하는 것은 '지구를 생각해주는' 방법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

우리는 쓰레기통의 가짜 마법을 남용하면서 우리의 집 지구를 쓰레기 별로 만들어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29쪽)

살아간다는 것은 이다지도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이던가. 의미가 있는 것, 별 의미 없는 것. 가질 필요가 없는 것이지만 갖고 있는 것, 그렇게 갖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임에도 저쪽 구석에 존재감 없이 먼지 쌓여 있는 것 등 방안의 물건들이 하나 하나 눈에 들어온다.

 

 이 책에서는 협의의 쓰레기에 관한 생각에서 시작해서, 의미가 담긴 물건, 사람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버리다'라는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물건만 버리는 것이 아니다. 사랑했던 사람의 사진과 편지도 버리고, 컴퓨터 화면에서도 휴지통에 버리는 파일이 있다. 그 중 무책임한 방식으로 버리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보며 깨닫게 된다.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도 몰라서 일단 아무것이나 손에 넣은 다음, 역시 무책임한 방식으로 버리는 것이다.' (66쪽) 이 부분에 있어서는 좀더 깊이 생각해보고 행동하리라 결심하게 된다.

 

 한 가지 주제로 사색에 잠기는 시간을 갖고 싶을 때, 책의 글자수에 짓눌리는 느낌이 들 때, 읽는다는 것보다는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싶을 때,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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