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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미식가의 집, 까사구르메 - 셰프 김문정의 맛있는 인생 레시피
김문정 지음, 강중빈.김나정 그림 / 페이퍼스토리 / 2013년 9월
평점 :
저자의 책은 <스페인은 맛있다>를 통해 먼저 접해보았다. '밤에 읽었더니 음식들이 많이 나와서 힘들더라.'는 친구의 조언을 곱게 따르고 낮에만 읽었는데도 내 뱃속에서는 꼬르륵~꼬르륵 요동을 치고, 내 입가엔 침이 고였다. 해 먹을 음식의 레시피와 사진, 맛집 추천, 음식에 관한 이야기 등 스페인을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었고, 저자의 스페인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맛있는 스페인 요리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키운 책이었다. 음식에 대한 상상만으로도 배고픈 느낌이 가득하고 침이 고였던 시간, 그 책을 읽을 때의 나의 모습이었다.
나는 사실 미식가가 아니다. 웬만해서는 맛없다고 느끼지 않으니, 별로 재미없다. 맛집에 가도 특별히 맛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으니 별로 보람이 없다. 하지만 음식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이 음식보다 더 맛있다고 생각한다. 맛집에 직접 가서 맛있다는 음식을 먹는 것보다, 그냥 책이나 텔레비전을 통해 보면서 맛있게 먹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그 맛을 상상하는 시간이 더 즐겁다. 때로는 상상 속의 음식이 실제 맛보았을 때보다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맛있는 음식을 직접 먹어야 성에 차는 사람은 아니지만, 요리에 대한 책이나, 음식과 사람에 대한 책을 주기적으로 보고 있다. 간접 경험일수도 있고, 다른 방식으로 맛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저자의 지난 책 <스페인은 맛있다>에 대한 기억이 좋기 때문에 이 책 <바르셀로나 미식가의 집 까사구르메>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요리와 여행이 맛깔스럽게 어우러질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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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있든
누굴 만나든
무엇을 먹든
당신의 인생이 맛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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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구르메는 투숙 손님들에게 스페인 식 아침 식사를 제공하고, 예약제로 스페인 식 코스 요리를 저녁 식사로 준비한다. (18쪽) 이 책에는 사람의 이야기와 음식, 요리 레시피가 담겨있어 볼거리를 탄탄하게 채워준다. 물론 나는 요리를 별로 즐기지 않기 때문에 레시피를 보며 그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볼 노력은 하지 않을 것이지만, 재료와 과정을 보며 음식을 상상해보는 시간은 흥미로웠다. 가장 먼저 나온 이야기 '어느 노신사의 점심식사'를 보며, 그 노신사가 저자 어머니의 첫사랑일지 아닐지 궁금한 마음에 책을 읽는 속도가 빨라졌다.
이 책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음식을 소재로 어우러지는 맛있는 책이다. 노신사의 이야기도, 까사구르메의 첫 손님 이야기도, 미역국 이야기도, 흥미롭게 빠져들며 읽어나갔다. 사진과 그림이 함께 해서 감각을 더욱 살려주는 느낌이다. 게다가 아직 스페인 여행을 해보지 않았기에, 이 책을 보며 스페인 여행을 꿈꾸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