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투성이에서 꽃피다 - 신데렐라처럼 사랑하기 이야기나무 오리진 Origin : 스토리텔링을 위한 이야기의 원형 1
이시스 지음, 봄바람 엮음 / 이야기나무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 접헀던 동화를 요즘들어 다시 하나씩 재인식하며 보게 된다. 동화 속 이야기는 다시 보면 살벌한 현실과 사람들의 잔혹한 욕망이 드러난다. 말도 안되는 억지스런 핍박에도 참아내고, 그들의 인생이 더 지속되겠지만 그 정도에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무조건적으로 선과 악을 나누어 아이들에게 무슨 선입견을 심어주는 것인지 은근 마음에 들지않는 전개도 꽤나 된다.

 

 어린 시절에 사실 동화를 즐겨읽지 않았는데, 억지스럽고 유치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공양미 삼백석에 팔려 인당수에 뛰어드는 심청이도 이해되지 않았고, 가난하면서 애만 줄줄이 낳은 흥부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신데렐라도 그렇다. 새엄마가 시키는 말도 안되는 일거리를 군소리없이 하다니. 그 앞에서 못하겠다고 한 번 쯤은 단호하게 거절해야하는 것은 아닌가. 세상 일은 그 사람의 상황이 아니라면 쉽게 말하지 말라고 하지만 어린 나이에도 이것은 무언가 불공평했다. 그런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이 흥미롭지 않았다.

 

 오히려 어린 시절에 제대로 읽지 않았던 동화를 요즘에야 흥미롭게 읽고 있다. 인간의 유형이 굳이 선과 악으로 선을 긋듯 나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이야기를 바라보면서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그리는 것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이 책 <재투성이에서 꽃피다>는 신데렐라를 재해석한 이야기이다. 신데렐라 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심리 단계를 짚어보며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 어린 시절에 읽은 신데렐라의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풍부하게 이 작품 속의 이야기와 여성의 마음을 헤아리며 책을 읽는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을 위한 이야기의 원형 시리즈 중 첫 번째 책이다. 옛날 이야기를 재해석하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심리를 조목조목 짚어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에 보면 나만의 스토리텔링 습작노트가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동화를 읽으며 내 마음의 깊은 곳에 재투성이로 남은 시기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 내고, 주술에 빠져버린 나 자신을 일깨우며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성장하게 된다.

 

 

 이 책의 매력은 흑백의 그림이지만 눈에 쏙 들어오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어주는 그림에도 있었다. 한참을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눈길을 사로잡는 그림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신데렐라를 다시 읽고 재해석하는 시간이 되었다. 신데렐라 뿐만 아니라 다른 동화도 잠깐씩 들어가있다. 라푼젤이라든지 장발장, 눈의 여왕 등 이 책 속에 잠깐씩 등장하는 다른 이야기도 같은 주제를 다르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했다. 이 책을 통해 어려서 접한 신데렐라 이야기를 새롭게 보며 여성들의 심리와 성장에 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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