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분 후의 삶
권기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다보면 정신이 번쩍나는 경우가 있다. 잠에 들기 전 나른한 상태였지만 정신이 맑아지며 경이로움이 마음 속에 채워지는 경우 말이다. 그런 경험은 정말 소중하기에 책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그런 느낌을 알기에, 나에게 그런 느낌을 주는 책을 만나고 싶어서 오늘도 이 책 저 책 헤매게 된다. 카프카의 말처럼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되는 것이다. 나 또한 책을 읽으며 머리를 주먹으로 한대 맞아 깨어나는 느낌을 받기 위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가 이 책 <일분 후의 삶>을 만났다. 무방비 상태로 이 책을 만나 심하게 머리를 한 대 맞는 느낌을 갖는다.

 

 

 

 

두 번 읽었다. 한 번은 미친 듯이, 한 번은 찬찬히.

죽음을 유예시키는 것은 기도가 아니라 깨어 있는 의식이라는 것을,

비슷한 과거가 있는 나는 이 책에서 다시 확인했다.

 

- 이윤기(소설가, 순천향대 명예교수)

 

 

 이 책을 손에 잡으면 그 느낌을 알 것이다. 어느 순간 책 속으로 쑥 빨려들어가 미친 듯이 읽어버린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찬찬히 그 내용을 음미하게 된다. 나도 바로 이윤기 소설가처럼 그런 느낌을 받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미친 듯이 읽었다. 그러고 나서 다시 한 번 그들의 이야기를 찬찬히 읽게 된다. 몰입도가 대단한 책이었다. 생의 극한 상황에 처한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도 긴장감을 놓치 않게 된다. 그들의 이야기는 정말 강하게 와닿았다.

 

 이들의 이야기는 어느 하나 흘려읽을 수 없는 강렬함이 있었다. 열 두 편의 스릴 넘치는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이 책을 보다보니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찌될지 모르는 극한 상황에서 포기하고 죽을 수도 있지만, 삶을 향해 강한 의지를 보내며 살아날 수 있는 것. 그 경험을 공유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은 무미건조하게 흘러가는 듯한 일상 속에서 나에게 살아있다는 경이로움을 격렬하게 느끼게 해준 책이다. 살아야겠다는 강렬한 의지, 그들의 의지는 삶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어주었다. 극한 상황을 간접 경험하며 살아있다는 것을 경이롭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삶에 무력한 느낌이 들 때, 이 책은 강한 자극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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