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미술관 산책
최상운 지음 / 북웨이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때로는 인생에서 타이밍이 맞지 않을 때가 있다. 지금 파리에 간다면 미술관 위주로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이곳에서 전시회를 몇 번 가보고 실망을 금치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긴 프랑스에서 한국까지 커다랗고 볼만한 멋진 작품이 온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예전에는 관심이 없었던 미술에 관심이 많이 생긴 것도 이제야 그렇고, 정말 타이밍이 맞지 않다. 오르세 미술관, 로댕 미술관, 퐁피두 미술관에 다녀왔지만, 그저 '그곳에 갔다왔다'는 기억 말고는 의미있게 남아있는 기억이 없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책 <파리 미술관 산책>을 보며 그 기분을 되살려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은 미술품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미술관에 가기 전 산책하기에 좋은 곳까지 함께 알려준다. 루브르 미술관에 가기 전 튈르리 정원을 소개해주고, 오르세 미술관에 가면서 만나는 퐁 데자르도 알려준다. 귀스타브 모로 미술관을 보고 나와 카페 드 라 패에서 쇼콜라 쇼를 맛보고 싶은 유혹에 빠지게 한다. 말 그대로 미술관 산책, 미술관에 가기 전과 후에 할 일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흥미롭다.

 

 

 

 이 책에는 루브르 미술관, 귀스타브 모로 미술관,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 로댕 미술관, 퐁피두 미술관, 유럽사진 미술관, 베르사유 미술관 등 총 여덟 곳을 소개해준다. 가벼운 산책을 하는 기분으로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이야기에 따라가보는 시간이 된다. 미술에 대해 일가견이 있는 지인이 모처럼의 여행에 동행해서 소개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술관 이외의 것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시간이 즐겁다.

 

 로댕미술관에서 생각하는 사람과 천국의 문을 직접 보았던 기억을 이 책을 보며 떠올려본다. 생각보다 작았지만 그 감탄은 대단했던 순간이었다. 책을 보며 감동을 되살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미술관에 가면 마음같아서는 이 작품 저 작품 푹 빠져들어서 보고 싶지만, 체력적인 한계와 사람들의 북적거림 등으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며 책을 통해서도 미술관 투어를 하고 있는 듯 생생한 느낌이 들었다. 작품 세계를 깊이 들어가고 싶다면 그에 따른 책들을 섭렵해서 보면 될 것이고, 이 책은 전반적인 가이드라인이 될 책이라 생각된다.

 

 쉽게 훑어보면서 파리 미술관을 산책하는 기분, 이미 다녀온 곳에 있던 작품들이 얼핏 생각나는 것이 신기했다. 아무래도 내 안 깊숙히 감동이 남아있어서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내 기억을 되살려주는 책, 그래서 이 책에 빠져들어 파리 미술관을 돌아다니는 듯,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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