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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찌결사대 - 제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샘터어린이문고 40
김해등 지음, 안재선 그림 / 샘터사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정채봉 문학상은 올해로 3회 째다. 동화작가 故 정채봉 선생의 10주기를 맞아 제자들이 스승을 기리는 문학상을 만들었다. 이 책은 제 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발찌 결사대>와 함께 <마술을 걸다>, <탁이>, <운동장이 사라졌다> 등 총 네 편의 창작 동화가 실려있는 김해등 동화집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림과 글을 통해 동심의 세계로 떠나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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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작가 김해등은 제 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자다. 지금까지 지은 책은 <흑산도 소년 장군 강바우>,<반 토막 서현우>, <마음대로 고슴도치>, <전교 네 명 머시기가 간다> 등 꽤나 많은 작품이 있다.
먼저 이 책의 앞에는 제 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발찌 결사대>가 담겨 있다. 작품을 읽으면서 김광섭의 시 <성북동 비둘기>가 생각났다. 날지 않고 뒤뚱뒤뚱 뛰어다니는 비둘기를 보고 닭둘기라고 하던 친구의 말에 나도 웃으며 동의하던 때를 떠올린다. 이미 평화의 상징이 아닌 도심 속의 골칫거리로 자리잡은 비둘기, 비둘기를 보며 이렇게 동화를 써내려갔다는 것이 신선했다. 하지만 웃을 수 없는 현실이고, 존재의 서러움이다. 인간이 그렇게 만들었는데, 인간은 그들을 보며 비웃는다. 여기 비둘기들의 자그마한 반란이 시작된다. 나도 날개가 있는 새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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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둘기가 아니라 비둘기로 살고 싶다면, 날아서 여길 탈출하는 거야.
머릿 속으로 항상 날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우린 날개 달린 새야!"
그 다음 작품은 <마술을 걸다>. 늦둥이 만수, 세탁소 만수에게는 마술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지은 예명이 있다. '유건라', 한국의 유리겔라라는 뜻이다. 만수의 눈에 들어온 같은 반 여자아이, 유리. 유리의 남자친구라는 필립이의 정체는? 유리의 마음에 들기 위해 어떤 마술을 펼치게 되는지 궁금한 마음으로 읽어보게 되는 작품이다.
<운동장이 사라졌다>는 네 편의 창작 동화 중 제일 흥미롭게 본 작품이다. 어느 날 운동장에 바닷물이 솟구쳐 오르더니 거대한 상어가 머리를 쑥 내밀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상상 속에 빠져들어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故 정채봉 작가의 동화를 읽으면서 미소짓던 시간을 기억한다. 그래서 정채봉 문학상이 해마다 배출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동심으로 돌아가 감동을 느끼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은 초등학교 3~4학년을 위한 동화로 분류되어 있다. 하지만 <발찌결사대>나 <운동장이 사라졌다>에서 볼 수 있는 현실이 각박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 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