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바람 그리고 사막 - 미국 서부 횡단 김영주의 '길 위의' 여행 1
김영주 지음 / 컬처그라퍼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책 안쪽에 있는 저자 소개와 뒤이어 저자의 말을 읽고, 나는 이 책을 더 읽지 않고 책꽂이에 꽂아두었다. 자신을 소개하는 문장의 앞부분에 어느 대학 출신인 것이 가장 먼저 나오고, '여행을 하기 위해 책을 내는 것일까. 혹은 책을 내기 위해 여행을 하는 것일까.'라는 질문부터 시작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행 자체가 과시용으로 포장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한참을 읽지 않고 몇 개월을 책꽂이에 꽂아둔 것이다. 그럼에도 굳이 지금 이 책을 꺼내든 것은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과시용으로 여행기를 작성했다고 해도 미국 서부 횡단은 내 평생 하기 힘들 것이기에 간접 경험도 톡톡히 될 것이고,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과시할 만한 일이긴 하기 때문이다. 가시 돋친 내 마음이 조금 누그러질 정도의 시간이 흐른 다음 다시 이 책을 꺼내들었다.

 

 

 언제 이곳에 또 올 수 있을까.

 비행기를 두세 번씩 갈아타고 하루 꼬박 걸려

 이 먼 곳까지 오게 될 날이 또 있을까.

 

 지구 어느 곳이든 우리의 일상에서 벗어난 곳에 가면 낯선 느낌이 먼저 들 것이다. 거리가 더 먼 곳에 가면 언제 또 올 수 있을까 생각하며 아득해지곤 한다. 또 가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또 길을 나서기엔 힘든 그런 곳. 그곳은 당연히 그럴 것이다. 그래서 책 속에 깔끔하게 담겨있는 그 문장에 눈길이 갔다. 공감하게 되는 글귀를 보고나니 좀더 흥미롭게 책 속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는 것은 처음이 좀 힘들었지, 읽다보니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매력이 있었다. 여행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 뿐만 아니라 다양한 책 속의 문장도 양념처럼 들어가서 글 전체에 활력을 준다. 지금껏 가지 않았던 여행지이고, 앞으로 갈 생각을 하기 힘들 여행지라는 생각에 책 속의 이야기를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책을 다 읽은 후에 이 책 속에 담긴 사진을 다시 한 번 훑어보았다. 사진을 위한 여행은 아니었으니 통과하기로 한다. 그래도 사진이 좀 아쉽기는 했다. 요즘에 사진을 볼만한 책이 많이 출간되고 있으니 말이다. 보다 멋진 사진을 담을 수도 있었을텐데, 사진의 질이 조금 아쉽다. 하지만 여행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리라. 세상 어떤 것도 직접 보는 것이 감탄을 자아내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미국 서부 횡단하기가 부록으로 담겨있다. 지역별 기온이라든가 숙소, 관광 포인트가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고, 홈페이지도 명기해놓았다. 미국 서부 횡단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정보 제공 면에서 유용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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