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된 세상 - 우리의 소비가 지구를 망치고 있다
롭 헹거벨트 지음, 서종기 옮김 / 생각과사람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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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류의 책은 쉽게 읽히지 않는다. 읽다가보면 인간으로서 죄책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인간의 존재 자체가 세상을 오염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애써 외면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읽어서, 나 하나라도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한다. 개인의 소소한 노력으로 지구 오염을 덜 시키는 방향으로 실천하고자 한다. 물론 지구 환경에 대한 문제는 개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함께 고민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훼손된 세상>을 읽으며 지구와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의 저자는 롭 헹거벨트 생태학 교수다. 이 책의 표지에 보면 우리의 소비가 지구를 망치고 있다는 빨간 문장으로 경각심을 일깨운다. 이 문장에 이끌려 이 책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 문장만 생각해보아도 마음이 아팠다. 아무리 적게 소비하려고 애써도 우리의 생활 중에는 기본적으로 소비하는 것과 그에 따른 폐기물이 있기 마련이다. 힘들게 노력해도 우리는 주기적으로 쓰레기를 버리며 살 수밖에 없다. 그에 따른 결과로 후손들에게 지금보다 황폐해진 세상을 물려준다는 것이 안타깝다. 과거에 비해 현재 더 그렇고, 현재에 비해 미래에 더 그럴 것이라는 것이 자명하다. 이 책에서는 폐기물 더미로 내던진 인류의 기나긴 소비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쉽게 읽어지는 책은 아니었다. 분량도 상당히 많고 글자도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는데다가 주제 자체가 무겁기에 천천히 읽게 되었다. 저자가 짚어주는 현재의 모습은 생각보다도 심각했다. 저자는 모든 환경 문제의 중심에는 인구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지구의 인구가 과도하게 늘어난 상태라는 것이 일단 큰 문제라는 것이다. 그래서 첫 단원에서는 인구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1970년대 이후 세계 인구수는 거의 세 배로 증가했고 우리가 직면한 각종 문제의 규모가 그때보다 세 배 이상 커졌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는 신속하게 해결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지구의 천연자원이 몽땅 고갈되고 우리가 쓰레기 더미에 파묻혀 질식하기 전에. (93쪽) 또한 인구 증가 문제는 식량 자원, 에너지 자원, 각종 물질 자원의 고갈 문제, 폐기물과 오염물질의 생산 문제, 그리고 대규모 자원 재순환 문제와 한데 얽혀 있다. (152쪽)

 

 저자는 환경이 훼손된 기저에는 인구증가라는 원인이 있다고 강조한다.  현 세대의 탐욕과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되는 것은 우리 뒤를 이을 미래 세대다. 현 인류가 파괴한 환경을 수치로 따지니 더 크게 다가왔다. 구체적인 분량의 제시와 비유가 그 문제점을 실질적으로 깨닫는데 도움을 주고,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 1970년부터 199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유실된 표토의 양은 4,800억 톤, 이 양은 인도의 전체 농경지 규모와 맞먹는다. 그리고 같은 시기에 사막으로 변해버린 땅은 자그마치 1억 2천만 헥타르, 그러니까 그 넓이가 중국 내의 농경지를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다.(225쪽)

 

 저자는 이야기한다. '인구를 줄이는 방법은 무엇이든 간에 비도덕적이고 비인간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가 차마 선택하기 어려운 다른 해결책들은 그보다 훨씬 더 비도덕적이고 비인간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다. (242쪽)'  

 

 자원을 흥청망청 사용하는 오늘날의 행태는 이 지구를 황폐화하고 고도의 발전을 이룬 지난 천 년을 비롯하여 인류가 지구에 등장한 이래 무려 600만 년에 걸쳐 쌓아온 역사, 그리고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다양한 기회를 모두 포기하는 짓이다. 실제로 우리는 인류의 탄생과 독특한 문명 및 다양한 문화의 탄생을 이끈 수십억 년간의 생물학적 진화 결과를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134쪽)

 

 이 책을 보며 현재의 모습을 냉정하고 차분하게 살펴보았다. 우리 인류가 지구를 망치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도 명백히 뼈저리게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눈가리개를 쓴채로 불구덩이를 향해 전속력으로 전진 중이라는 사실을 알았는데,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나 하나의 존재는 너무 미미하고, 이미 주변을 보아도 무분별하게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환경을 훼손해버리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안타까운 현실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의미는 충분히 있었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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