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위로 - 누구도, 무엇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
이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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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심야식당>이라는 만화를 인상 깊게 읽었다.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열리는 ’심야식당’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궁금증을 더했다. 괜히 더 맛있게 느껴질 시간, ’심야...’ 그리고 거기에 담긴 이야기!!! 만화로 되어 있어서 부담감 없이 읽었고, 삶의 이야기와 함께 어우러지는 음식이 더욱 의미있고 맛깔스럽게 느껴졌다. 내 주변에도 그런 깔끔한 심야식당 하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며 부러움 가득해졌다. 재료의 신선함, 가족적인 분위기, 사람 냄새가 나는 그런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었다.

 '우리 주변에도 음식과 사람 살이가 느껴지는 그런 이야기가 있을텐데......'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드라마로 만들어도 좋겠고, 우리 나라의 이야기를 담아서 여러 매체로 접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나의 그런 바람은 이 책 <맛있는 위로>를 통해 이미 그런 공간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점심 영업은 하지 않고, 대신 심야까지 영업하는 이른바 '심야식당'의 셰프다. 저자가 들려주는 사람들의 이야기, 음식과 사연이 이어져서 마음에 울림을 준다. 요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해져 의미가 강해져서 다시 한 번 레시피에 시선 집중하게 된다. 노부부의 이야기 속에 '돼지고기 테린'이 있고, 30대 플레이보이의 사랑 이야기에 '수플레'가 있다. 달걀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갤러리 관장의 이야기 속에는 '수란'이 있었다.

 

 이 책의 장점은 사람들의 사연을 읽고 난 후에 각각의 요리가 정말 그 맛을 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수란'이 보드랍고 고소한 위로의 맛이라면, '수플레'는 막 시작한 연애처럼 한없이 달콤하고 부드러운 그 맛, '시저샐러드'는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처럼 쌉싸름한 맛. 먹어본 맛이 아니더라도 상상 속 감각을 자극하는 문장이다. 상상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그 느낌이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은 정말 제목처럼 맛있는 위로가 된다.

 

 사람들의 이야기와 맛깔스런 음식 이야기가 어우러져 집중해서 읽어보게 되는 책이다. 가슴 먹먹한 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사는 것은 역시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면서도 따뜻한 음식 하나가 이들을 위로하기도 하고, 무언가 행동에 옮기게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살아가는 것은 미각을 일깨워주는 음식으로 위안을 받기도 한다. 이 책 속의 이야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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