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모두 북유럽에서 왔다 - 스웨덴.아이슬란드.노르웨이
양정훈 글.사진 / 라이카미(부즈펌)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나에겐 북유럽에 대한 환상이 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앞으로도 갈 일이 없을 듯하기에 더욱 그렇다. 내가 직접 가본 곳이 아니면 그냥 환상으로 남겨두는 것이 편하다. 그리고 그곳에 대한 책을 보며 그 환상을 키우면 그만이다. 세상에는 내가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눈부시고 몽환적인 곳이 있는데, 그곳이 북유럽이길 바란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멋진 사진과 그곳에 대한 감상어린 여행기를 보다보면, 그곳에 조금더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스웨덴,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세 나라에서 보낸 330일 간의 기록이 담겨있다. 세 부분을 나누어 사진을 찍어보았다. 거의 균등하게 나뉘어져있다.

 

 책을 읽어나가며 약간 당황했다. 저자와의 감성 코드가 맞지 않은 것인가? 가끔은 내용과 상관없는 사진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뜬금없이. 다시 멈추고 되돌아가서 글을 읽는다. 여전히 사진과 내용은 따로 논다. 이런 감정이 나만의 느낌인 것인가?

 

 책을 읽는 방법을 달리했다. 먼저 사진 하나하나 감상하며 북유럽 분위기를 몸소 느껴보았다. 그리고 글을 찬찬히 읽었다. 저자의 이야기에 느낌이 가면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낯설지 않도록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책이었다.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다른 사람의 가슴에 나무를 심는다.' - 22쪽

 

당신이 사막이 되지 않고 사는 것은 누군가 당신의 가슴에 심은 나무 때문이다. - 24쪽

 

어떤 방황이란 그 자신이 아니고서는 함부로 이해할 수 없다. 그러니까 누군가의 방황을 정말로 위로하고 싶을 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법이다. 단순히, 내가 다 알고 있다, 다 이해한다, 혹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것 모두 상처가 될 수 있으니까. -165쪽

 

 

 난감하다. 나는 이 책을 보며 무엇을 '보려고' 했을까. 내가 가기 힘든 머나먼 곳을 간접경험해보는 것? 북유럽에 대한 환상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줄 무언가? 어쩌면 나는 이 책을 보며 북유럽 여행을 꿈꾸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나보다. 이런 저런 것들을 뒤로 하로, 글쎄. 나에게 그런 마음을 심어주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이 책을 보며 나는 '사람'을 떠올린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 저자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나보다. 그래서 저자의 이야기 중 사람 이야기에서 내 마음이 움직였던 것이다. 인상적이었던 문장도 사람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북유럽에 대해 보고 싶다는 애초의 목적은 바꿔버리기로 했다. 저자의 사람 이야기를 보며, 나도 누군가를 떠올리고, 생각해보기로 한다.

 

 때로는 책을 집어든 목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독서를 하게 될 때가 있다. 그 시간이 크게 거부감이 느껴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여행은 떠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지 않다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며 자꾸 맴도는 생각이다. 일상 속에 묻혀버린 나 자신을 찾는 시간, 내 내면으로 들어가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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