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자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4
선자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소는 빈집이다. 홍알음은 친구 소희와 함께 을씨년스러운 빈집으로 향했다. 오래전에 누군가 목을 매달아 죽었다는 집이다.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 집, 으스스하다. 그런 배경은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좋은 곳이다. 귀신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는 친구 소희와 함께 알음이는 베프라는 이유로 마지못해 그곳에 갔다.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같이 서있기만 하는 건데 못도와줄 이유도 없긴 하다. "끼이익~" 판도라의 상자는 열리고,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이 책은 <팬더가 우는 밤>과 <제2 우주>의 작가 선자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계약자>라는 제목 만으로는 어떤 내용일지 짐작할 수 없고 별다른 무게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청소년 문학으로 분류되어 있는 소설이어서 부담스러운 느낌은 아니었다.

 

 시작부터 뭔가 으스스한 분위기에 휩싸이지만, 내용 진행은 그다지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책의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걷잡을 수 없는 인간의 욕망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신이 나오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이 귀신이 나올 듯한 분위기라고 했던가? 다른 사람들의 욕망을 보며 혀를 내둘러도 내 안에 꿈틀대는 욕망을 보았을 때 더 어이없는 기분, 그런 기분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무언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끝나버린 듯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좀더 계속 되어도 좋을 듯했는데, 급마무리된 느낌에 멍한 기분이었다. 멍한 기분을 가라앉히고 작가의 말을 읽어나갔다.

 

나의 계약자는 밤마다 자꾸 나타나 무엇인가를 쓰라고 한다. 졸린데 잠을 못 자게 머리를 어지럽힌다. 지독한 계약자다. - 222쪽 작가의 말 中

 

무언가 계속 써나갈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다른 책도 찾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의 계약자는 무슨 모습을 하고 나타날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내 안의 욕망을 직시하는 시간을 주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