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 - 일상을 깨우는 바로 그 순간의 기록들
조던 매터 지음, 이선혜.김은주 옮김 / 시공아트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사진을 잘 찍고 싶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근사한 사진을 남기기는 커녕, 순간의 경이로움도 흘려버리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냥 남이 잘 찍어놓은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사진 전시회를 가든가 사진 관련 서적을 보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의 책 표지만 보더라도 놀라운 사진이 자리하고 있다. 빗 속에서 우산을 들고 걸어가는 여인, 무용수이기에 가능한 사진이리라. '어떻게 이런 사진을 어떻게 찍지?' 순간 포착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읽어보았다.
책을 열어보자 책 속의 사진들은 내 상상을 초월한 어마어마함이었다. 입을 쩍 벌리고 한 장 한 장 넘기게 된다. 감탄 그 자체다. 아무나 찍을 수 없고, 아무나 찍힐 수 없는 사진이다. 이 사진집은 무용수들이 보여주는 삶의 순간이다. 사진을 '어떻게' 찍느냐 하는 것보다 '어떤' 사진을 찍느냐에 대해 꼭 생각해보고 싶어지는 사진집이었다.
사진을 다시 한 번 흥미롭게 보게 되는 부분은 맨 뒷 부분에 있는 사진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설명에서였다. 표지의 사진부터 그 사진을 찍게 된 계기와 상황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어떻게 촬영했는지 알고 보니 더 재미있다. 놀라고 감탄하면서 쓰윽 넘긴 사진을 제대로, 다시 한 번 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영화도 그렇고, 사진도 그렇고, 뒷 이야기는 재미있다. 우리가 보기에는 그저 한 장면일 뿐이지만, 그 장면이 나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 그런 재미를 주는 책이었다.

이 사진의 제목은 구름처럼 가벼운이다. 사진의 주인공 제이슨은 달려가다가 뒤로 공중제비를 넘었다고 한다. 스물 아홉 번의 공중제비 끝에 단 한 번 성공적인 사진. 이 한 장의 사진이 그렇게 나왔다니! 볼 수록 멋진 사진이다. 사진마다 그런 노력의 흔적에 대해 이야기한다. 몇 번을 점프하고, 공중제비를 몇 번을 돌고, 정말 쉽지 않았을 것이다. 프로의 자세로 아름다운 예술 사진을 남겼나보다.

이 사진집을 보다보니 인체는 정말 아름다운 예술이라고 생각된다. 무용수들의 설정샷은 쉽게 얻을 수 없는 고난도의 예술이다. 사진을 찍는 사람에게도, 사진을 보는 사람에게도, 강한 메시지를 남기기에 충분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사진을 하나 하나 보다보면, 웃음이 나기도 하고, 강한 메시지가 전달되기도 하고, 인체의 신비, 아름다움, 예술성 등을 느끼게 된다. 사진 옆에 있는 짧은 문장만으로도 충분했다. 사진을 감상할 때에는 많은 말은 필요없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일단 사진을 다 접하고 나서 사진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를 보는 것이 정말 좋았다. 어쩌면 그 이야기들이 중간 중간 있었다면 나의 감동은 훨씬 적었을지도 모르겠다. 여러 모로 마음에 드는 책이다. 역시 다른 사람이 잘 찍은 사진을 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