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읽은 책 중 저에게 의미를 던져 준 책 5권을 소개합니다.

 

제 멋대로 기준이지만,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  제 생각을 바꾸고, 저에게 변화를 일깨워준 책을 위주로 하였습니다.

 

 

 

5위 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

 

 

 예전보다 길고양이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된다. 긍정적인 변화다. 그래서 이 책에서 보게 되는 사람들의 반응에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동국대의 길고양이 할매 반야를 빗자루로 빗질해주던 경비아저씨 이야기나 서강대 길고양이에게 야옹이 상자를 마련해준 이야기를 보면, 가슴이 뭉클하며 세상이 아름답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저런 에피소드와 고양이들의 사진 에세이를 보다보면 금세 이 책의 마지막 장까지 오게 된다. 세상은 넓고 길고양이들은 많다.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고양이를 계속 사진에 담아 이야기를 들려주는 저자의 다음 책도 꼭 보게 될 것이다.

 

 

 

 

4위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잡동사니로부터의 자유>라는 책을 읽으며 정리를 하고자하는 마음가짐을 다잡았다면, 이 책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을 읽으며 보다 실전적인 정리 태세에 돌입했다. 지금껏 내가 정리를 하는 데에 있어서 실패했던 원인을 떠올리게 되었고, 어렵지 않게 잡동사니들을 해결하게 되었다. 여전히 잡동사니들이 군데 군데에서 나오기는 하지만, 내 마음이 설레는 물건 위주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방법으로 정리의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

 

 살아가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주변에 잡동사니도 넘쳐났다. 물건에 감정이입을 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쉽게 놓아주지 못했는데, 오히려 나의 손길을 받지 못하면서 구석에서 숨막히게 버티고 있는 물건에 감정을 이입해서 생각을 해보면, 지금이라도 자유롭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들,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물건들 위주로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답답하던 내 마음을 시원하게 뻥 뚫어준 책이다. 안입고 걸어만 놓았던 옷들을 속시원하게 정리하고, 추억의 물건들도 별로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 것들부터 제거하는 작업을 했다. 이 책은 정리를 하는데에 큰 도움이 된 책이다.

 

 

 

3위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이 책은 책소개부터 내 눈길을 사로잡은 책이다. <둘이 합쳐 계란 세 판, 세계여행을 떠나다> 서른 살의 아들과 60세의 엄마가 300일간 세계를 누빈 이 책의 이야기는 그들의 여정에 함께 하는 듯한 생생함과 진심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행을 다니고 그에 대한 글을 남겨 이렇게 결과물인 책이 남는 것이 정말 부러운 일이다. 그 당시의 생각과 상황,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희미해지게 마련이다. 책을 보니 생생하게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누구보다 직접 여행을 다녀온 엄마와 아들에게 멋진 추억이 될 책이다. 이 모자는 여행을 하며 힘든 기억은 여행지에 던져버리고 돌아왔을 것이다. 그 여행이 살아가는 데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여행기를 읽을 때에 내 마음을 흔드는 것은 멋진 여행지에 대한 소개를 나열한 책이 아니라, 책을 쓴 사람의 진심이 담긴 글을 보는 것이다. 이 책은 마음 떨리는 감동을 느낀 책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보며 내 마음도 다잡고 힘을 얻는다. 이 책은 엄마와 떠났던 여행을 떠올리게 되는 책이다. 또한 엄마와 여행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책이다.

 

 

2위 지금 시작하는 여행 스케치

 

  여행을 하며 그림을 그린다는 것에 약간 부담감을 느꼈다. 사람들의 시선이 거슬리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누군가 나의 작품을 쳐다보며 지나갈 때, 내 작품에 대한 열등감때문에 가려대느라 몰두할 수 없었음을 밝힌다. 사실 그들은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일 뿐인데, 나는 내가 보고 느끼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드로잉을 택했음에도 여전히 자신없어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남의 시선따위는 이미 멀리 날려보냈다. 진짜처럼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세상과 소통한 느낌을 화폭에 담는 것에 신경쓰기로 했다. 저자의 글은 조곤조곤 내 마음에 침투해들어온다. 어느덧 그 이야기에 몰두해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마력을 느낀다. 그림과 짧은 에세이로 표현한 여행지의 모습을 보며, 나도 그렇게 여행지를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아무리 기억에서 희미해져도 드로잉한 그림만 쳐다보면 그 기억이 똑똑히 떠오를 것이다.

 

또한 여행 스케치를 떠날 때에 어떤 도구를 챙겨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는데, 이 책 속에 담긴 그림을 보고 어떤 식으로 표현하고 무슨 도구를 가져갈지 예측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스케치를 위한 여행 말이다. 그림 도구를 챙겨들고 온전히 그 시간 속에 빠져들어 즐기다 오고 싶다. 여행 스케치는 여행의 좋은 방도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껏 여행을 다니며 사진을 열심히 찍어왔지만, 하드디스크 속에서 잠자고 있는 내 안타까운 여행지 풍경이 떠오른다. 단 몇 장 만이라도 나의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별 취미 없는 사진을 찍는 것보다 훨씬 더 내 여행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지금은 폭염에 고생하고 있으니, 조금만 선선해지면 약간의 도구와 스케치북을 들고 일단 떠나보아야겠다.

 

 

 

1위 지금 시작하는 드로잉

 

 그림을 그리는 데에 있어서 우리는 일반인과 예술가로 나누는 데에 익숙하다.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하지만 스스로 잘 그리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일반인이 많다. 사실 얼마나 똑같이 그리냐 하는 것이 잘 그린다는 것의 지표는 아니다. 그리는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담고 표현해냈느냐가 더 큰 의미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자신의 그림에 열등감을 가진 경우가 많고 나 또한 그래왔다.

 

 약간은 두꺼운 듯한 책의 첫인상은 투박했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진국인 사람처럼, 이 책도 읽어갈수록 깊은 맛이 느껴졌다. 내가 어렴풋이 생각하던 것을 이 책을 보며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었고, 잊고 있었던 것도 떠올리며 '맞아'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드로잉의 기술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어서 읽는 시간이 더욱 의미가 있었다. 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처럼,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지 세부적인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아주는 그런 역할을 해주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지금의 내 능력껏 드로잉이 하고 싶어진다. 스케치북을 펼쳐들고 싶어지는 책이다. 눈 앞의 사물을 좀더 나만의 시선으로 관찰하고 그려내고 싶고,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드로잉을 즐기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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