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 시들한 내 삶에 선사하는 찬란하고 짜릿한 축제
손미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스페인, 너는 자유다>를 읽고 그 책의 매력에 한동안 빠져있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새벽임에도 그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계속 읽어나갔고, 내 가슴은 열정으로 두근거렸다. 그 다음에 읽은 책은 <다시 가슴이 뜨거워져라>. 처음에는 약간 지루하고 겉도는 느낌으로 시작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한 풀 꺾인 듯한 그녀의 시선이 당혹스러웠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그녀가 만난 사람들의 열정으로 충분히 내 가슴이 뜨거워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녀의 열정이 사회적 잣대에 맞춰지며 사그라들고 있는 듯한 모습이 안타까웠다.

 

 이번에는 '파리'에서의 이야기,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라는 제목과 저자의 이름만 보고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우리는 살면서 남의 시선이나 나이 등에 얽매이면서 자신의 색깔을 잃어간다. 사실 그런 것들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닌데도,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악플러의 악성 댓글이나 엄친아 혹은 엄친딸과의 비교는 마음에 비수를 꽂는다. 너무 어려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던 때를 지나고 보면, 어느 순간은 나이가 너무 들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저런 제약으로 스스로의 발목을 잡아가며 점점 열정이 사그라들고 만다. 꿈을 꾸며 살던 때를 무모했다고 기억한다. 현재의 자신을 무기력하게만 보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야 그녀의 열정이 제자리를 찾아 가고 있음을 느꼈다. 열정적인 에너지가 나에게 온전히 전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기운을 느끼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나도 파리에 가면 꽃으로 피어날 수 있을까? 글 자체에서 힘을 느끼게 되니 몰두해서 읽게 되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것은 파리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는 시간이 되었다는 점이었다. 나 또한 파리에 가보기 전에는 그곳에 대한 착각을 하고 있었다. 센 강을 바라보며 허무하던 기억, 퐁네프 다리를 지나가며 그 다리가 아닐 것이라고 의심했던 것, '파리지앵은 아무 데나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애완견의 응가를 남겨둘리 없는 문화인들이다.'라는 착각을 나도 당연하다는 듯 했던 것, 파리의 식당도 더럽게 맛없는 곳이 많았다는 것 등 이 책을 보며 파리에 가보기 전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곳에 있을 때에 '이곳에서 한 달이라도 살아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떠오른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시간 내내, 나는 작가의 시선으로 내가 그곳에 살게 된다면 어떤 생활을 할지 대리경험을 해보게 되었다. 어쩌면 나도 그들의 문화를 잘 모르고 이웃에게 다가갔다가 호되게 속상함을 느끼게 될 것이고, 때때로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를 드나들며 괜히 분위기에 젖어보기도 할 것이고, 프랑스어를 배우겠다고 찾아간 어학원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일주일 정도 다니다가 말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파리를 떠올리며 책을 읽어나가다보니, 마지막 장을 넘길 때에는 아쉬움이 가득해진다. 더위에 늘어지고, 마음 속의 열정이 사그라드는 기분을 느낄 때에 이 책을 읽어서인지, 나의 기분은 급상승하는 느낌이다. 갑자기 파리에 가고 싶어진다. 다른 나라에 대한 책을 읽을 때에 이런 느낌이 드는 것은 좋은 징조다. 그 책이 그만큼 내 마음을 흔들어놓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파리라는 장소에 대한 로망도 있지만, 파리에서의 작가의 일상 속으로 함께 들어가 나 스스로 주인공이 되는 듯한 자신감을 얻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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