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책소개부터 내 눈길을 사로잡은 책이다. <둘이 합쳐 계란 세 판, 세계여행을 떠나다> 서른 살의 아들과 60세의 엄마가 300일간 세계를 누빈 이 책의 이야기는 그들의 여정에 함께 하는 듯한 생생함과 진심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들의 재미난 여행 이야기를 보겠다고 책장을 넘겼지만, 프롤로그를 보자마자 눈물이 앞을 가린다.
짧은 시간을 사이에 두고 아주 소중한 사람 둘을 잃었습니다. 제게는 아버지, 외할머니였지만 엄마에게는 남편, 어머니였지요. 저 역시 슬픔에 휘청 다리가 풀릴 판이었는데 엄마는 오죽했을까요. 강단 있던 엄마가 가끔씩 눈물을 보였습니다. 그 눈물이 너무 뜨거워 제 가슴이 다 타버렸습니다.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프롤로그 中
여행을 결심하는 때는 현실에서 극도의 괴로움에 시달릴 때였음을 지금에서야 깨달아본다. 나도 일 년 새에 소중한 세 분이 이 세상을 떠난 적이 있다. 갑작스런 슬픔이 한꺼번에 밀려오니 나중에는 눈물 흘릴 힘조차 없고 제정신이 아니었다. 나도 이런데 엄마는 오죽했을까. 엄마의 눈물을 보고 내 마음도 시리고 아파 차라리 우리 여행을 다녀오자고 했었다. 그렇게 엄마와 함께 인도 여행을 다녀왔는데, 함께 여행을 다닌다는 것은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특히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닌다는 것은 그에 따른 장단점이 있다. 서로 지치고 힘들 때 처음 떠날 때의 마음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나 힘든 것만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이 책을 보며 과거의 내 상황과 생각이 오버랩된다. 여행은 즐겁고 힘든 모든 기억이 적절히 버무려져 맛있는 비빔밥을 만들어내는 마법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나도 그 시절에 좀더 긴 여행을 꿈꾸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힘들고 지친 모습보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하는 그들의 모습에 푹 빠져서 이 책을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앞쪽에는 엄마와 함께 이런 여행을 꿈.꾸.다에 대해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이야기가 있다.

여행을 다니고 그에 대한 글을 남겨 이렇게 결과물인 책이 남는 것이 정말 부러운 일이다. 그 당시의 생각과 상황,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희미해지게 마련이다. 책을 보니 생생하게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누구보다 직접 여행을 다녀온 엄마와 아들에게 멋진 추억이 될 책이다. 이 모자는 여행을 하며 힘든 기억은 여행지에 던져버리고 돌아왔을 것이다. 그 여행이 살아가는 데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여행기를 읽을 때에 내 마음을 흔드는 것은 멋진 여행지에 대한 소개를 나열한 책이 아니라, 책을 쓴 사람의 진심이 담긴 글을 보는 것이다. 이 책은 마음 떨리는 감동을 느낀 책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보며 내 마음도 다잡고 힘을 얻는다. 이 책은 엄마와 떠났던 여행을 떠올리게 되는 책이다. 또한 엄마와 여행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