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길에서 만나다 1 - 헬로 스트레인저 ㅣ 길에서 만나다 1
쥬드 프라이데이 글.그림 / 예담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아련해지는 그런 책이 있다. 그림과 함께여서 그런 맛이 더한 경우도 있다. 이 책 <길에서 만나다>가 나에게 그런 책이다. "같이 걸어도 돼요?" 가슴 설레는 일이 일어날 듯한 느낌, 이 책을 읽으며 느껴본다.


데뷔하지 못한 시나리오 작가 은희수와 프리랜서 사진 작가 호시노 미키가 우연히 남산에서 만나면서 이 책 속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좋아하는 길이 어떤 곳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너무 낯설게 변해버린 확 뚫린 길이 아니라 아기자기한 골목길,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정겨운 좁은 길이었음을 느낀다. 서울에도 그런 공간이 충분히 있을텐데, 제대로 다니지 않고 불평만 하던 시간을 떠올린다. 변해버린 모든 곳을 각자의 추억으로 떠올리게 되는 것을 이 책을 보며 느끼게 된다.
이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감성적인 그림이었지만, 글 또한 매력적이어서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 마음을 이동해본다. 그들의 대사를 읊어보며 음미해본다.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하고, 그 장소에 가보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게 하는 것, 이 책은 내게 그런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산책을 꿈꾼다. 혼자만의 산책이 아니라 아무 말이 없는데도 편안한 사람과 함께 거닐고 싶어진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쓸모없는 어휘들을 찾느라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사람과 있다면 나도 편안하게 골목길을 거닐며 사색에 잠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또,
한동안 말없이 걸었다.
아무 말이 없는데도 편안한 사람과 함께라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쓸모없는 어휘들을 찾느라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사람과 있다면,
함께 아프리카 대륙을 횡단하더라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203쪽)

부록으로 함께 온 6장의 엽서가 한동안 내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가 함께 있어서 더욱 오래 내 시선을 끌어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는 그 시점에서 1권의 이야기가 끝났다. 2권에서 어떤 이야기로 내 마음을 흔들어놓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