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봤어 - 김려령 장편소설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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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혹감. 이 책을 읽으며 처음 든 생각은 당황스러움이었다. 그동안의 작품 <완득이>,<우아한 거짓말>,<가시 고백>을 읽으며, 김려령의 작품은 이런 느낌이라는 틀에 갇혀있었나보다. '설마 얼마나 변신했겠어?' 하는 나의 의문은, 이 책을 읽어가며 '이 책이 정말 김려령 작품 맞아?'로 바뀌며 낯설어하고 있었다. 장마 기간, 추적추적하고 끈적끈적한 날씨와 더더욱 어울리며, 이 책은 나의 기분을 바닥으로 치닫게 한다. 이 책을 선택한 나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며 기분이 가라앉는다. 그것이 작가의 의도였다면, 이것은 작가의 힘이다. 작가의 성공이다.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나의 경우, 대부분의 책을 제목에서 주는 느낌으로 선택하고 있다. 제목의 느낌은 좋았으나 과대포장된 느낌을 주는 책도 있었고, 제목은 별로였지만 소재가 마음에 드는 경우도 있었다. 표지와 제목이 주는 느낌으로 거의 대부분의 책을 선택한다고 해도 지나칠 것이 없는 요즘이다. 하지만 이 책은 아니었다. 김려령 작가의 소설이라는 이유만으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읽어볼 생각을 했다. 단순한 이유로 선택한 책이었지만, 나를 뒤흔드는 묘한 불쾌한 느낌에 한동안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결국 지금 이 시점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는 것이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생각이다. 장마철이긴 하지만 비는 많이 내리지 않고, 오히려 끈적끈적하고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는 이 날씨가 이 책을 더욱 실감나게 하는 배경이 된다. 신기하게도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너를 봤어>를 수식하던 문장을 다시 차근차근 읽어보았다.

<완득이>의 작가 김려령의 놀라운 변신 
김려령 장편소설 『너를 봤어』
2013년 당신의 심장을 두드리는 최고의 소설!

이 설명이 정말 잘 맞는 소설이구나, 생각해본다. 별점을 하나 뺀 이유는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느낌 때문이다. 내 취향에 맞지 않는 어둡고 답답하고 살인사건에 자살 같은 소재가 들어가있는 데다가, 그것들이 너무 우울하게 담겨서였다.

 

 김려령 작가의 차기작이 정말 궁금해진다. 너무 낯설게 변신하지 말아줬으면 하는 바람과 나의 예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변신을 기대하는 두 마음이 혼재한다. 장마철 여름이 되면 이 책이 생각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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