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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주의보 ㅣ 탐 청소년 문학 9
야즈키 미치코 지음, 고향옥 옮김 / 탐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들어 학생들에 관한 책을 자주 찾아 읽게 된다. 그 시절의 기억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어서일까? 요즘 학생들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도 해서 찾아읽게 되나보다. 그 당시 나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뻔한 되돌이표삶이 싫었다. '누가 학창 시절이 낭만적이라고 했던가! 다시는 돌아오고 싶지 않다.'라고 처절하게 생각하던 것이 확실히 기억난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며 기억은 희미해지고, 추억이 되어 미화되기 마련인가보다. 어쩌면 다시 그 시절이 내게 온다면, 그때처럼 끌려다니지 않고 즐기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 책을 읽기로 생각한 것은 나의 중학교 시절을 떠올려보는 시간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완전 평범하고 조용하던 나의 중학생 시절, 맨 뒤에 앉아서 사색을 즐기는 학생이었고, 어쩌면 지금보다 더 성숙했을지도 모를 그런 시기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어이없는 일이나, 큰소리 치며 항의할 만한 일도 꾹 참고 지나갔던 기억이 난다. 지나고보니 별다른 이야깃거리가 없어서 아쉬워지는 그런 시절이다. 마음으로는 부당한 현실에 대해 항의하고 싶어도 해결책이 없기에 가만히 있었고, 어서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고 싶었던 그런 시기였다. 이런 저런 기억을 떠올리며, 이 책 <중학생주의보>를 읽는다. 이 책을 읽으며 중학생들의 시선과 심리를 이해해본다.

이 책의 제목 <중학생주의보>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는 불량한 중학생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정도로 생각되었다. 어쩌면 요즘 애들이 정말 무섭다는 느낌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내용은 아니었다. 이 책은 총 37장, 각각 아이가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놓는 구성이다. 인생에 주연이나 조연을 나누는 것은 안될 일이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주인공이고, 그 입장에서 보면 공감하게 된다. 이 책에는 특별히 주인공인 학생과 조연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소설 속의 이야기를 보는 시간은 자그마한 단편을 읽는 느낌이었다. 지금은 이름도 잘 떠오르지 않는 학창 시절의 주변 아이들을 문득 떠올리며, 오버랩 시켜본다. 뜬금없는 이야기를 읽는 것보다 무언가 내 삶 속의 소재를 끄집어 내어 연결시켜주는 느낌을 받을 때,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 있다. 전혀 상관없지만, 그때 그 아이들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지는 시간이 되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그들이 생각나는 시간이다.
오늘이 지나면 반드시 내일이 찾아온다.
그리고 내일이 되면 오늘이 어제가 되고,
다음 날에는 또 새로운 내일이 찾아온다.
오늘이 어제와 다른 것처럼 내일도 반드시 다른 하루가 된다.
그럼. 내일 또.
243쪽
되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이라 생각했던 시절은 사실 매일매일이 새로운 하루였고,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더욱 애틋하게 떠오르는 시간이 되었다. 모두가 주인공인 이야기, 그들의 시선으로 풀어가는 이야기에 빠져보는 시간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주인공이었던 나만의 그 시절을 떠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