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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ㅣ 무라카미 라디오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2년 6월
평점 :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순전히 제목때문이었다. '채소의 기분'이라는 문장을 보았을 때, 나는 지금껏 채소의 기분에 대해 심도있게 생각해본 적이 있던가 의문이 생겼다. 그저 식물도 감정이 있다, 혹은 없다의 논쟁을 보며 어느 쪽이 옳은지에 대해 살짝 고민을 해본 적이 있는 정도이다. 그냥 일단 채소에도 감정이 있고, 채소의 종류별로 다양한 기분을 느낀다는 정도의 상상에 충분히 빠져볼 법도 했는데, 이 책을 읽고서야 그렇게 해도 내 상상의 자유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이 책의 제목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는 각각 하나의 에세이 제목이다. 저자는 상상의 세계를 넓혀주는 데에 도움을 준다. 그냥 스쳐지나가거나 넘겨버리는 사소한 일들을 짚어주며 이야기를 펼쳐나가니,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하고 공감하게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쓸 때의 원칙
첫째, 남의 악담을 구체적으로 쓰지 않기(귀찮은 일을 늘리고 싶지 않다).
둘째, 변명과 자랑을 되도록 쓰지 않기(뭐가 자랑에 해당하는지 정의를 내리긴 꽤 복잡하지만),
셋째, 시사적인 화제는 피하기(물론 내게도 개인적인 의견은 있지만, 그걸 쓰기 시작하면 얘기가 길어진다).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中 에세이는 어려워에서 밝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쓸 때의 원칙, 방침 같은 것 세 가지 /33~34쪽)
이 글들은 그 원칙에 맞는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아주 사소한 것 같기도 하고, 무겁지 않으면서 생각할만한 소재가 되기도 하고, 나의 사소한 일상과 비교되어 공감하게 되는 이야기 등 이 책을 보며 일치하는 일상의 생각들을 짚어보는 시간이 재미있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는 이야기 또한 흥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