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빵의 위로
구현정 지음 / 예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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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 후에 나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고 아내는 케이크를 먹는다. 여자들은 후식용으로 작은 예비 위장을 가지고 태어난 것일까.

                                                  -무라카미 하루키 <먼 북소리> 중에서

 

(유럽,빵의 위로 155~156쪽) 

 

 빵이 주식이 아니기 때문에 빵을 먹고 살지는 않지만, 밥을 먹고 나서 빵이 있으면 한 두개 쯤은 거뜬히 먹을 수 있다. 나에게도 후식용으로 작은 예비 위장이 있나보다. 그렇다고 빵을 다양하게 먹어본 건 아니지만, 내 기억 속에 포근하고 달콤하게 떠오르는 음식에 대한 기억도 빵이 대부분이다.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위로가 되는 빵, 그 빵의 이야기에 동참하려 이 책을 읽어보고자 마음 먹었다.

 

 이 책을 보며 세계 곳곳에 정말 다양한 빵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다양한 빵의 사진만 보아도 저절로 배가 부르는 듯한 느낌이다. 맛있는 빵만 골라먹는 여행을 할 수 있다면, 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되는 선택 실패로 내 위장이 분노하지만 않으면 말이다.

 

 나에게도 유럽 여행을 하며 맛보았던 빵의 기억이 있다. 쳐다만 보았을 때에는 정말 맛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이다가 한 번 맛보고 다시는 먹고 싶지 않았던 브레첼, 맛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뭔가 당황스러운 맛이었던 팽 오 쇼콜라, 파리 아침의 행복으로 기억되는 크루아상과 바게트빵이 떠오른다.

 

 이 책을 보면서 빵의 맛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벨기에 브뤼셀에 가면 빨간 와플가게에서 되도록 토핑을 하지 않고 먹거나, 간단히 초콜릿이나 캐러멜 정도만 뿌려서 먹어보고 싶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가서 벨베데레 미술관에서 클림트의 <Kiss>원작을 보고 원조 자허 토르테를 맛봐야지. 나만의 여행을 상상하며 빵을 떠올리는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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