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5월이 시작되었네요.

4월에는 책 속에서 진리를 찾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책을 후벼팠답니다.

어떤 책은 마음에 들고, 어떤 책은 좀 아쉽고, 어떤 책은......

책과 함께 다양한 감정을 느낀 한 달이었네요.

이렇게 책과 함께 2013년 4월이 흘러갔군요~

 

4월에 읽은 책 중 나만의 베스트 5를 선정해보겠습니다.

4월에는 특히 책과 함께 한 시간이 많았습니다.

 

먼저 5위입니다. 어반 스케치

 

 

 이 책의 표지에 보면 '스케치로 떠나는 세계도시여행'이라는 글이 있다. 이 책을 보며 어반 스케처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어반 스케처 웹사이트의 존재도 신기하기만 하다. 흥미로운 모임이다. 이런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새로운 자극이 된다.

 이 책을 보며 세계 여행을 하는 듯 세계 각국의 모습을 다양한 시선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주변에 그릴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멀리 나가지 않아도 소재는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숍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도서관에서 창밖을 바라보면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건물을 바라보면서, 그림을 그릴 소재는 충분하고, 현장성을 살려서 그려낼 수 있다. 우리의 그림은 시간과 장소의 기록이니까.

 

 무엇보다 이 책을 보니 내 주변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의 눈은 세상을 보는 창이다. 같은 풍경을 바라봐도 우리의 눈을 통해 표현되는 세상은 제각각이다. 같은 여행을 해도 사진 속의 풍경은 제각각인 것처럼 말이다. 책을 읽는 재미에 더해 스케치북과 간단한 도구를 들고 밖으로 나가고 싶어지는 책이다.

 

 

4위 십자가

 

 지금껏 뉴스를 통해 왕따 사건으로 인한 자살 이야기를 여러 번 보았다. 왕따 시킨 학생들은 나쁜 사람들, 왕따로 인해 자살을 선택한 학생은 안타깝지만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동정어린 시선으로 보았다. 그 이외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생각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 반의 학생이나 선생님, 모두에게 큰 상처로 남을 일이고, 그 상처는 평생을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커다란 흔적이 될텐데, 그 생각을 못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깨달았다. 이 책을 보며 '십자가'라는 이 책의 제목이 다시 한 번 무겁게 드리워진다. 누구에게나 평생 마음을 짓누르는 어떤 사건, 기억. 이 책을 보는 시간은 그것을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다.

 

사람을 비난하는 말에 두 가지가 있다고 가르쳐준 사람은 혼다씨였다.

나이프의 말.

십자가의 말.

..........

"나이프의 말에서 가장 아플 때는 찔린 순간이야."

"십자가의 말은 평생 등에 져야 하는 말이지. 그 말을 등에 진 채 계속 걸어가야 해. 아무리 무거워도 내려놓을 수 없고 발길을 멈출 수도 없어. 걷고 있는 한, 즉 살아있는 한 계속 그 말을 등에 지고 있어야 하는 거야."

 

(십자가 74~75쪽)

 

 

3위 제주오름 걷기 여행

 

 이 책은 제목의 담백한 느낌 이상으로 내용이 알찼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과 안타까운 역사, 이들의 언어와 이야기가 적절히 버무려진 그런 책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이 책을 읽으며 손가락을 치켜 들게 되었다. 제주에는 오름이 정말 많은데 쉽게 발걸음이 닿지 않았다. 가는 방법이라든지, 그 오름의 이름과 얽힌 이야기, 그곳의 풍광 등을 잘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 많이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저자의 이야기 솜씨였다. 글을 풀어내는 솜씨가 마음에 들었다. 어쩌면 같은 풍경을 봐도 나는 그런 표현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곳 제주에서 살아가는 힘이 글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생각도 든다. 가끔씩 책읽기를 멈추고 표현을 곱씹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가끔씩 나오는 제주어 대화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했다. 이곳의 언어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들의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제주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제주 오름 이야기가 마음에 쏙 드는 시간이다. 알차게 읽은 책이다.

 

 

2위 테오의 여행

 

 책, 펼치지 않으면 책장 속의 한 공간을 차지하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펼치고 나서 두근거리는 환희를 느낄 때가 있다. 특히 소설은 그렇다. 이 세상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그려낸 것이니 새로운 세계를 보는 느낌, 주인공이 실제로 살아있을 듯한 느낌, 그들의 이야기가 실제처럼 생생한 느낌이 들면, 책을 보는 재미가 이런 것이구나, 감탄하게 된다.

 

 이 책은 나에게도 소중한 여행이 되었다. 학구적인 테오보다 못한 종교 지식으로 때론 하나씩 알아가는 여행이 되기도 했고, 피상적으로만 알던 종교에 대해 제대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 정말 재미있다. 오랜만에 장편 소설을 읽는 재미를 톡톡히 느꼈다. 가끔은 소설에 빠져들지 못해 아쉬워하기도 하고,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까지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해 아쉬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독서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위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이 책은 천종호 판사의 소년재판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천종호 판사는 소년부 판사이자 세 아이의 아빠. 어린 시절 가난을 체험했기에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비행으로 내몰린 소년들의 처지에 눈 감을 수 없었다고 한다. 사실 소년재판에 대한 이야기를 접해보지도 않았고, 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도 없다. 이렇게 책을 통해서 세상을 알게 된다.

 

 책을 읽을 때에 그냥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객관적으로 읽어나가는 경우가 있는 반면, 이 책은 등장하는 사람들에게 감정이입이 되어서 약간은 마음이 불편해지는 책이었다.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아도, 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아도, 판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아도, 마음이 먹먹해진다. 각각의 사람들 입장이 모두 공감이 가기에 이야기가 독자인 나에게 진심으로 전해지는 것을 느낀다.

 

 독서는 세상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그로 인해 나 자신도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좋은 책을 읽으면 뿌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 책을 읽는 시간은 뿌듯함을 더해 가슴 먹먹한 현실의 이야기, 스토리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시간이 되었다.

 

 "사과해야 할 사람은 너희들이 아니라 우리 어른들이야.

외로운 너희들이 방황할 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은 우리가,

어린 너희들이 죽고 싶을만큼 힘들어 할 때 손 내밀어주지 못한 우리가."

오.히.려.우.리.가.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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