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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 동의보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고미숙 지음 / 북드라망 / 2013년 1월
평점 :
제목을 보고 조금은 난해한 책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모처럼 큰 맘먹고 이 책을 집어들었다. 막상 책을 펼치고 보니 전혀 예상밖이다. 오히려 그 점에 살짝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쉽게 읽을 수 있는 입문서격의 책을 찾는다면 이 책이 적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문학자 고미숙의 책은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와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라는 책을 알고 있다. 제목이 주는 압박감때문일까? 언제 한 번 읽어보겠다는 생각은 여전히 그 책들을 다음 기회로 미루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생각보다 얇은 책이어서 부담없이 읽기 시작했고, 그 내용은 더욱 쉽고 흥미롭게 구성해서 쭉 읽어나가게 된다.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을 우리 사회의 현실과 잘 접목해서 읽는 이의 흥미를 유발한다. 이 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 생각된다.
중간중간에 삽입된 그림도 재미있었다. 나중에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그림만 다시 찾아 읽었다. 전해지는 메시지가 느낌 있어서 좋다. 이 책의 부록으로 내가 사랑하는 고전들이 담겨있다. 임꺽정, 동의보감, 열하일기, 아Q정전, 홍루몽, 서유기, 돈키호테, 픽션들이다.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인문고전에 대한 관심이 마구 생기는데, 이번 기회에는 그 관심을 지속시켜 인문고전을 제대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보던 중 다른 노년의 탄생이라는 글이 마음에 들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수치가 아니라 자랑스러운 일이다. 연륜과 지혜가 깊어진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이 상생의 고리를 단절시켜 버렸다.(124쪽) 공부는 평생하는 것이고, 나이가 들면 그에 맞는 연륜과 지혜가 생기는 것인데, 그에 맞게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다.
노년기의 젊음이란 청춘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세대에 맞는 청춘을 매번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다.
- 프랑스의 현대철학자 질 들뢰르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中 다른 노년의 탄생 126쪽)
이 책을 읽으며 현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직시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각각의 제목의 글은 세 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짤막하게 마무리되어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읽어보는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