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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 죽는가
슈테판 크로이츠베르거 & 발렌틴 투른 지음, 이미옥 옮김 / 에코리브르 / 2012년 7월
평점 :
예전에는 냉장고가 컸다. 냉장고 속에 들어있는 음식 중에 상해서 버려지는 것도 종종 있었다. 그래서 냉장고 크기를 줄였다. 이제는 버려지는 음식이 없다. 뿌듯했다. 그것으로 낭비를 줄인다고 생각했고, 나 하나의 실천으로 환경이 오염되는 것도 줄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한 나는 정말 어리석었다.
이 책의 제목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죽는가>를 보고 도대체 무슨 말인가 했다.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질까? 나는 소비자 입장에서만 생각했었다. 생산되고 유통되고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쓰레기로 버려지는 식품들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유통기한을 넘겨 상하지도 않았는데 쓰레기로 버려지는 음식들과 소비자의 손에 들어갔지만 포장도 뜯기지 않은 채 음식물쓰레기로 유유히 사라져버리는 식품까지, 그 양이 실로 엄청나다.
예를들어 유럽은 매년 300만 톤의 빵을 쓰레기통에 버리는데, 이는 에스파냐 국민 전체가 먹을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전 세계 물소비의 4분의 1은 나중에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식품을 생산하는 재배지에 들어간다고 한다. 영국의 가정에서 매일 버리는 쓰레기는 포도 1320만 개, 빵 700만 조각, 감자 510만 개, 사과 440만 개, 토마토 280만 개, 바나나 160만 개, 버섯 140만 개, 개봉하지 않은 요구르트 130만 개, 소시지 120만 개, 햄 100만 조각, 자두 100만 개, 초콜릿 70만 개, 달걀 66만 개, 완성된 요리 44만 가지라고 한다. 영국인들은 해마다 자신의 몸무게에 해당되는 양만큼의 식량을 버렸다니 놀라운데, 이 식료품 가운데 40퍼센트는 아예 건드리지도 않았고, 적어도 10퍼센트는 유통기한이 끝나기도 전에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식량의 낭비는 고기와 생선에서도 마찬가지다. 고기의 경우 쓰레기의 양에서 20퍼센트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가축의 사료로 주기 위한 곡물을 재배하는 땅은 낭비되는 경작지의 91퍼센트를 차지한다. 책 속에 첨부된 사진을 보면 파리의 헝지스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농산물시장의 생선쓰레기를 볼 수 있다. 그날 팔리지 않은 식품은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이 책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 지구가 오염되고 아파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져 또렷이 보인다. 개개인의 노력도 물론 중요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개선,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 이 책을 보면 개인이 무엇을 할지 방법을 알려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체적인 시스템이나 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