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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 - 천안함 특종 기자의 3년에 걸친 추적 다큐
김문경 지음 / 올(사피엔스21)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천안함 사건이 일어나던 때를 기억한다. 현실 속에서 일어나기에는 큰 사건이기에 생생하게 떠오른다. 엄청난 뉴스의 홍수로 어디까지가 팩트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파악할 수가 없었다. 주변에는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하며 열변을 토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정부가 진실을 은폐하는 것이라며 근거를 조목조목 드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참을 그런 이야기를 듣다가 결론 없는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이 너무 답답하여 "우리, 확실한 사실이 아닌 것은 이야기하지 말자."며 화제를 돌렸던 기억이 난다. 누구의 말도 믿을 수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현실의 외면이었다. 판단을 할 수 없는 정보들만 가득하니 어쩔 수 없이 묻어두어야 하는 일이었다.
벌써 천안함 사건이 일어난지 3년, 벌써 3년의 시간이 흘렀다. 여전히 그 사건은 미궁 속에 빠져있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있을 것이라 기대해보았다. 이 책을 읽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중구난방 정신없이 쏟아지는 정보가 아니고 한 권의 책으로 복잡함을 정리해보고 싶었다. 팩트도 진실도 불명확한 일이지만, 천안함 특종 기자의 글이라는 것이 보다 분명한 정보를 제공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불편한 진실이어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2010년 3월 26일 '천안함사건'을 최초 보도했으며, 지금까지도 천안함 진실을 추적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지난 3년간 저자가 취재한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 이 책은 일종의 다큐소설이다. 읽어나가는 데에는 부담이 없었지만, 글의 소재는 큰 무게감으로 짓눌러 마음이 답답하기만 했다. 여전히 그 사건은미궁 속에 빠져있고, 진실은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밝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세상에는 확실하게 밝히지 못하는 일이 많다는 것을 알지만, 여전히 누군가는 거짓을 말하거나 침묵하고 있고, 나같은 일반인은 여전히 진실을 알 수 없다. 결국 진실은 그렇게 침몰되고 마는 걸까.
역사적인 사건을 보면 정말 어이없는 일들이 많이 있다. 어떻게 그 시대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인지. 그렇게 희생되는 것이 말이 되는지. 그런 일들이 과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다. 역사는 계속 흐르고 있고, 천안함 사건은 큰 획을 긋는 사건으로 남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은 이 책의 제목처럼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는 기분이었다. 가슴 한 켠에 돌덩이를 얹어놓은 듯한 답답한 마음이었고 여전히 혼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