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클래식 보물창고 17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율희 옮김 / 보물창고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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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콧 피츠제럴드 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위대한 개츠비>이다. 사실 그 소설은 유명세에 비해 나에게는 낯선 작품이고, 읽기를 주저하고 있는 책이다. 한 번은 모처럼 용기를 내어 읽기 시작했지만, 중간 정도에서 독서를 멈췄고, 여전히 그 책 독서는 그 정도에서 멈춰버리고 말았다. 이상하게도 그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몇 번을 그러고 나니 이제는 시도조차 하기 부담스럽다. 결국 내 방 책장에는 <위대한 개츠비>가 벌써 몇 년 째 꽂혀있다. 

 

 그대신 나에게 익숙한 작품은 바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이다. 영화를 통해 먼저 접한 이 작품은 브래드 피트의 매력에 푹 빠지면서 인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걸작이었다. 다소 긴 러닝타임에도 끝까지 몰두하며 보게 되었고, 한동안 마음 속에 애잔하게 남는 영화였다. 영화를 보며 나도 모르게 흘렀던 눈물을 기억하고 있고, 또다시 보고 싶은 영화로 점찍어두었다. 그리고 그때의 마음을 떠올리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책으로 접한 것이 이번이 세 번째다. 영화는 영화대로, 활자는 활자대로 매력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을 잊을만한 때에 읽어보게 되어서인지, 책으로 읽을 때마다 영화의 장면을 떠올리며 음미하게 된다. 출판사마다 다른 특색이 있어서 여러 번 접해도 그 독특함이 남는 것 같은 느낌이다. 참, 괜찮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인생의 시간이 거꾸로 흘러가는 설정 자체가 독특한 상상력이다. 어찌 그런 생각을 했을까.

 

 책의 표지 안쪽에 있는 'F. 스콧 피츠제럴드' 작가 소개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 같았다. 그의 재능이 사치와 향락, 술로 위협당하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 이런 기분 오랜만이다. 작가 소개를 보며 가슴뭉클해지는 느낌이 참으로 묘하다.

 

 이 책은 스콧 피츠제럴드의 중단편 소설집이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내 마지막 말광량이들, 상상의 세계, 미분류 걸작. 이 중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은 소설은 단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였다. 다른 소설들에 비해 분량도 적지만 이미 영화나 다른 책에서 본 내용이 워낙 강하게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어서 그럴 것이다. 특히 상상의 세계에 속하는 작품들이 나른한 오후에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묘미가 있었다. 주말 오후에 소설을 읽는 것, 마음에 드는 시간이었다. 기억에 남을 봄날 오후이다.

 

 서평을 남겨 놓으니 좋은 것은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나의 감정이 어땠는지 글을 통해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번 다른 출판사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읽었을 때에는 햇살이 가득한 휴일 오전,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또 한 번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본다고 적어놓았다. 그 때가 2009년 4월 4일이었다. 이번에는 2013년 4월 6일이다. 그때는 그래픽 노블로 그 작품만 보았지만, 이번에는 여러 단편이 실려있는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단편 모음집은 2009년 3월에도 읽고 서평을 남겼다. 2013년 4월 6일 토요일, 하루종일 비가 내린 후 햇빛이 상쾌해진 오후, 또다시 책을 읽으며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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