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내가 온다 : 터키, 살며 사랑하며 운명을 만나며 - PARK BUM-SHIN'S TURKEY IN DAYS
박범신 지음 / 맹그로브숲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촐라체>부터였다. 연극으로 먼저 만난 작품이지만, 책으로도 보게 되었다. 박범신 작가의 글이라면 무조건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아마 그 때부터였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취향과 맞지 않는 글도 종종 있었다. 그것은 나의 취향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번에도 박범신 작가의 책을 보게 되었다. 이번에는 여행기다. 터키 여행을 담은 이 책에서 나도 과거 시간 속으로 여행해본다.

 

 사실 내가 터키에 처음 갔을 때에는 어머니와 함께 패키지로 여행을 갔다. 어찌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빡빡한 여정을 다 따라다니는 것만큼 답답한 여행은 없다. 이것저것 다 안보면 어떤가. 특색있는 굵직굵직한 것만 마음에 담아오면 될 것을. 새벽부터 일어나 강행군을 해야했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어도 전체 일정때문에 오래 머물 수도 없었다. 다음에 꼭 다시와야지! 결심했던 것이 2002년. 하지만 나에게 다음에는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그곳이 그때와 너무 달리 변해버렸을까 두렵기도 하고, 다시 가서 그때의 기분을 느끼지 못할까 걱정되기도 한다. 결국 터키에 대한 여행은 책을 통해 내 마음 속에서의 여행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다행히 이번에는 박범신 작가의 터키 여행 책이 있으니 그것으로 대신하기로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사진을 참 잘찍었다고 생각했다. 수년 전 한 방송사의 제작팀과 동행해 터키의 여러 지방을 여행하면서 느꼈던 단상을 정리한 것이 책으로 탄생한 것이다. 어쩐지 혼자만의 여행이기엔 사진이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이 책은 사진만 훌훌 넘겨봐도 느낌이 좋은 그런 책이다.

 

 이 책은 지금 내가 읽기에 적절한 책이었다. 터키에 대한 그리움도 적당히 있고, 글의 분량도 적당하다. 사진도 적당히 매혹적이다. 나는 지금 여행을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는 것이 아니라, 이 책 속의 터키를 보며 과거 그곳에 여행을 떠났던 시간을 떠올리는 시간 여행을 하는 것이다. 가본 곳이나 가보지 못한 곳이나 이미 기억 속에서 희미해진 잔상으로 남은 터. 적당한 미화가 필요한 때이다. 나를 확 끌어당기지는 않았지만, 읽지 않았으면 아쉬웠을 그런 책이었다. 

 

 이 책에서 발견한 마음에 와닿는 문장은 다음과 같다. 이 문장을 읽고 <카일라스 가는 길>을 보려고 했으나 이미 품절. 왜 나는 한 박자 늦게 알게 된 것일까.

 

삶은 유랑과 회귀의 반복이다.

돌아오면 떠나고 싶고,

떠나서 천지로 흐르다 보면 돌아오고 싶어진다.

욕망의 헛배가 부르면 부를수록 더욱 그렇다.

죽을 둥 살 둥 바쁘게 욕망을 좇아 달려가면서,

그러나 달려 나가던 어느 길 끝 어두운 골목에 문득 멈춰서서

뒤돌아보면, 무엇이 거기에 있는가.

모든 일상이 무난할지라도,

그 무엇인가2프로, 혹은 20프로 부족하진 않은가.

 

-<카일라스 가는 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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