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 - 오래된 여행자 이지상 산문집
이지상 글.사진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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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작가 이지상의 책은 <언제나 여행처럼>을 처음으로 접했고, 그 책에 매료되었다. 그 책을 읽으며 '여행'이라는 것보다 '존재'라는 것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무작정 떠나는 것도, 아무 의미없이 정착해있는 것도, '나 자신'의 존재를 잊게 된다면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을거란 생각을 했다. 여행을 바라보는 시선,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더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

 대학 졸업후 대기업의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살았지만, '자유로운 인간'으로 존재하고 싶은 꿈을 끝내 버리지 못해 길 위의 여행자가 되었다는 저자의 이력이 나의 눈길을 끌었다. 그 책의 문장들에 매료된 나는 그 작가의 다른 책인 <슬픈 인도>를 찾아 읽게 되었다. 천천히 아껴 읽으며 생각에 잠기게 된 책이었다.때로는 내가 본 인도의 모습을 느끼며 공감하게 되고, 때로는 내가 가보지 못한 그 곳의 모습을 상상하며 읽게 되었다.

 그 다음으로 읽은 책은 <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 처음 느낌으로는 ‘타이완’이라는 여행지와 저자는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며 그곳이 첫 여행지이고,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가로 살게 된 첫 단추였다는 생각을 해보니. 타이완이라는 여행지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이번에 읽은 책은 <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이라는 다소 낭만적인 제목의 책이다. 내가 읽은 책은 2007년본이지만, 최근 개정판이 출간된 책이기도 하다. 사진과 글이 어우러져 여행 에세이를 구성하고, 여행 속에서 생각해볼만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이번 책도 아껴 읽게 되었다. 이지상 작가의 책은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 때문에, 아껴읽고 싶은 글이 담겨있어서 좋다. 이 책을 읽으며 여행에 대한 나의 생각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본다.

 

"여행이 즐거우려면 현실의 삶에서 스트레스가 많아야 해!"

그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야만 팍 튕겨 나갈 때의 쾌감이 극대화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현실에서 느슨하게 살다가 여행하니 그 여행이 짜릿할 리 있나.

 

(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 68쪽)

 이 글을 읽으며 요즘 내가 여행을 즐기지 못하고, 별 감흥이 없는 이유를 알아내고 말았다. 어쩌면 나는 삶의 스트레스가 과도해서 에너지가 거의 고갈되면 여행을 떠났기에 여행의 환상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여행지를 아름답게도, 지긋지긋하게도 만드는 것이 스스로의 마음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이지상 작가의 글이 마음에 들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도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여행 자체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삶에 대한 자세나 시선도 함께 볼 수 있으니, 책을 읽으며 생각할 시간을 만들 수 있어서 좋다. 사색에 잠기며 책을 읽는 시간이 나에게 또다른 여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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