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산책자 - 두 책벌레 건축가가 함께 걷고 기록한, 책의 집 이야기
강예린.이치훈 지음 / 반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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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하면 떠오르는 것이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나에게 한동안 도서관은 '공부를 하는 곳'이었다. 혼자 집에서 공부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공간에 놓이면 나에게도 학구열이 불타기 때문이다. 도시락을 싸가지고 도서관에 가서 집에서 가져간 전공서적이나 문제집을 펼친다. 하지만 집중한 시간 이후에는 자료실에 눈이 간다. 다른 책을 기웃거리는 것은 그저 '딴짓'을 하는 정도로 생각되었지만, 나름 흥미로운 시간이다.

 

 이 책을 보다보니 우리 세대에게 도서관이란 독서실의 공간으로 격리되어 있고, 조용히 입시 공부를 해야하는 그런 공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서가 가득한 무거운 가방을 메고 독서실을 찾는 방문자들은 도서관 사서들을 만날 일도, 지역 주민인 다른 방문자들과 마주칠 일도 없다. 그저 별도로 마련된 로비에서 좌석표를 뽑고 칸막이가 쳐진 독서실 의자에 앉아 고독하게 참고서와 씨름할 뿐이다. 입시 경쟁이나 취업 경쟁에서 얻는 스트레스와 결합되어 무거운 마음의 짐이 상기되는 공간, 무엇보다 지극히 사적인 공간으로 남는다. (47쪽)

 

 도서관은 그냥 집 가까운 곳에 책이 많은 곳으로 생각하고 있었지, 그곳의 환경이나 건축에 대해서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우리 나라에 이렇게 아름답고 다양한 도서관이 존재했다니! 왜 도서관 산책을 할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일까,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지금에야 조금씩 지역 도서관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초기의 도서관은 정말 살벌한 경쟁 사회의 표본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도서관의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꿈꾸게 된다.

 

 가장 눈에 들어온 도서관은 제주시에 있는 '달리 도서관'이다. 서귀포에 살고 있어서 제주시는 멀게 느껴지지만, 달리도서관은 정말 부러운 공간이다. 그곳에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알았고, 각각 주인이 따로 있는 책들이 위탁 형식으로 이름표를 붙여 작은 서재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신선했다.

 

 다른 지역의 도서관도 각각의 도서관이 특색있게 지역 사회에 자리잡아 지역민들과 함께 성장하며 시공간을 함께 한다는 것이 의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도서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고정관념에 얽매여있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하게 성장하며 발전하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날이 풀리면 도서관 산책을 떠나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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