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이 닥쳤을 때 필요한 단 한 권의 책 - 미국 최고 전문가가 알려주는 재난 생존 매뉴얼
코디 런딘 지음, 정지현 옮김 / 루비박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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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작년 태풍 볼라벤이 왔을 때 24시간 이상 단수, 단전이 되었다. 커다란 태풍이 온다고 해서 나름대로 비상식량도 사다놓았지만, 아차, 냉장고에 넣는 음식들이어서 전기가 나가니 무용지물이었다. 게다가 물을 끓이거나 음식을 하는 것 모두 전기로 처리하는 터라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그나마 태풍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려 이웃에게 끓인 물을 얻어다가 커피를 마시고, 가스렌지를 이용해 밥을 해먹었다. 받아놓은 물을 이용했고, 굶지 않았으니 천만 다행이었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도 없었으니 천우신조!

 

 하지만 그 때 텔레비전 뉴스도 볼 수 없고, 전화도 불통이니, 세상과 단절된 느낌이 들었다. 다음에는 평소에 먹지는 않아도 굶지 않도록 통조림이나 불이 필요없는 음식을 준비해둬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니 양초도 손에 닿는 곳에 놓고, 랜턴도 근처에 둬야겠다. 어두워서 책을 읽을 수 없으니 음악이나 뉴스를 들을 수 있도록 휴대용 라디오의 배터리도 마련해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 번 겪고 나니 대책이 떠오른다.

 

 그런 시간을 보내고 나니, 이 책의 제목에 더욱 눈이 갔나보다. <재난이 닥쳤을 때 필요한 단 한 권의 책>, 이 책을 읽고 재난의 상황에서 어떤 준비를 해두어야 좋을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지금껏 커다란 재난 상황은 없었다. 하지만 재난이 닥쳤을 때를 위해 알아놓는다면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 최고의 생존 전문가라고 한다. '생존 전문가'라는 사람이 있었구나! 이 책을 보고 알게 된다. 이 책을 보니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재난 상황이 되면 정말 불편하고 힘든 일이 되겠구나, 걱정이 앞선다.

 

 먹을 것이 없으면 쥐를 잡아먹을 수도 있는 상황이 올텐데, 이 책에는 쥐를 요리하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나온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되긴 했지만, 평생 써먹을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위생이나 청결 문제도 마찬가지.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어서 어떤 상황이 와도 나름 살 궁리를 하게 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심각한 상황이지만 웃음으로 승화되는 이상한 현상이었다. 노아의 방주를 비웃던 사람의 심정이라고 할까. 남의 일 같기도 하고. 그저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만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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