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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유럽에서 클래식을 듣는다 - 테너 하석배의 힐링 클래식
하석배 지음, 김효정(밤삼킨별) 사진 / 인디고(글담)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낯선 분야를 책으로 접했을 때, 그 생소함에 더 멀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것은 분명 나의 잘못이 아니다. 접하는 방식의 문제다. 조금만 방향을 바꾸어 접하게 되면 색다르고 새롭고 흥미롭다. 요즘 그런 방식으로 지루하다는 편견을 가졌던 것들에 다가가고 있다. 역사가 그렇고, 클래식이 그렇다. 지금까지의 클래식에는 범접하기 힘든 부담감이 있었다면, 이 책에서 나름대로의 연결고리를 찾은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을 보다보니 저자가 어떻게든 클래식을 잘 모르는 독자에게도 쉽게 연관시켜 이해하도록 애를 쓴 흔적을 발견하게 되었다. 모르는 곡이어도 직접 찾아 듣고 싶은 호기심이 생기고, 내가 알고 있는 곡은 모르던 이야기와 교묘히 접합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게다가 이 책의 매력은 사진이 더욱 상승시켜준다. 이탈리아 여행할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클래식을 왜 따로따로 생각했던건지 생각에 잠긴다. 피렌체의 거리에서도 베네치아 골목을 돌아다니면서도 나는 그저 풍광만 보고 말았는데, 아쉽기만 하다.
거친 파도가 너울대는 겨울 저녁, 베네치아에 도착했다면 베르디의 오페라 <오텔로Othello>의 제1막 입항 장면을 꼭 들어보길 바란다.
(나는 오늘도 유럽에서 클래식을 듣는다 67쪽)
이런 조언을 듣지 못하고 그곳에 가게 되어 아쉽기만 하다. 때로는 여행에서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뼈저리게 느껴지는데, 이런 때에 해당되는 말인가보다. 이탈리아 여행 때 음악과 미술에 별 관심이 없었던 나는 그저 그곳의 풍경만 바라보았고, 그것은 내 여행의 폭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그 점이 정말 아쉽다.
크리스마스 시즌 잿빛 무거운 하늘에서 곧 함박눈이 내릴 것 같은 날 파리에 왔다면 꼭 들어야 할 음악이 있다. 파리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뜨거운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그린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LaBoheme>이다.
(나는 오늘도 유럽에서 클래식을 듣는다 207쪽)
재작년 겨울, 내가 파리에 갔을 때에 그곳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 분위기에 잘 어울릴만한 음악을 알았더라면 그 시간은 나에게 얼마나 다르게 기억되었을까. 과거의 시간이 음악으로 되살아나는 느낌을 가져봐야겠다.
이 책을 넘겨보면 왜 제목이 <나는 오늘도 유럽에서 클래식을 듣는다>라고 지어졌는지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은 클래식에 대해 좀더 알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고, 그 음악이 어울리는 유럽의 어느 골목으로 나를 안내해준다. 이 책에 이끌려 읽다보면 어느새 유럽 이곳저곳에 다녀온 느낌이 든다. 클래식이 어렵다고만 생각하고 멀리하기만 했던 나같은 독자에게 이 책은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시간을 제공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