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문화를 품다 - 벽을 허무는 소통의 매개체 맥주와 함께 하는 세계 문화 견문록
무라카미 미쓰루 지음, 이현정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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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하루를 마무리 할 시간, 적당한 거품을 얹은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깔끔한 마무리를 도와준다. 사람들과 만날 때 분위기를 띄워주는 것은 맛있는 음식도 있지만 시원한 맥주도 있다. 술 자체보다 술마시는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술이 매개체가 되어 서로의 속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 '맥주'에 대해 우리는 좀더 자세히 알았던가? 대답할 수 없다. 언제부터 우리 나라에 들어왔고, 그 역사는 어떻게 되었는지 갑자기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보며 맥주에 대한 지식을 풍부하게 해본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이다. 1934년 야마나시 현 출생, 1961년에 유럽으로 떠난 출장은 그의 오랜 맥주 기행의 출발점이 되었다. 오랜 기간 관련 일을 하고, 지금은 맥주에 대한 글을 쓰고 방송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니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그 이야기를 만나게 되는 것이 반갑다.

 

 먼저 이 책의 머리말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역사에 대해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버리고 세상을 넓고 깊게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맥주에 대해서도 그 역사를 알고, 몰랐던 이야기를 알아가는 재미를 이 책을 통해 얻게 된다.

철혈 정책을 펼친 푸로이센의 재상 비스마르크는 '어리석은 자는 경험에서 배우고, 현명한 자는 역사에서 배운다'고 했다.

(맥주, 문화를 품다 머리말 8쪽)

 

 이 책의 차례를 훑어보다보니 한국의 맥주와 생활 부분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다. 우리 나라에 언제 맥주가 들어왔고 어떤 과정을 통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는 고유의 맥주가 없다. 물론 현재는 맥주를 직접 생산하여 마시고 있지만 원래 한국 전통의 술은 아니엇다. 맥주는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져 수입된 술이다.

 보리로 만든 술은 있었다. 조선 영조 때의 기록이 남아있는데 <조선왕조실록> 영조 86권에 '麥酒'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음주에 관대한 1755년 영조가 금주령을 선포했다. 이때 제외시킨 술이 바로 맥주와 탁주였다.

(맥주, 문화를 품다 287쪽)

현재의 맥주와는 다르지만 보리로 만든 술이 있었다니 역사 속의 같은 이름의 '맥주', 그 맛이 궁금해진다.

 

 다시 앞으로 돌아와서 맥주의 역사를 훑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흥미로웠던 것은 중세 시대 뮌헨에서 일반적으로 마시던 술은 와인이었고, 맥주는 오로지 상류 계급이나 성직자만 마실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지역별로 다양하게 발전해온 모습을 살펴보는 것이 맥주의 역사를 한 눈에 보는 것 같아서 흥미로웠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와 특징을 가진 점, 이제야 알게 되었다.

 

 앞으로 맥주 한 잔을 마시더라도 머릿 속에 <맥주, 문화를 품다>의 장면이 떠오를 것 같다. 10월이 되면 옥토버페스를 떠올리며 한 잔, 액체 빵을 생각하며 한 잔, 수도원의 양조장을 떠올리며 한 잔! 마음만은 뮌헨의 호프브로이에서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적당히 거품이 앉은 맥주를 한 잔 들이키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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