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에 저와 함께 했던 책들 중에

6월에 상반기 결산 때에 5위까지 뽑아보았고,

12월에 하반기 결산을 하며 5위까지 뽑았답니다.

2012년 저에게 의미를 던져 준 책 10권을 소개합니다.

 

제 멋대로 기준이지만,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  제 생각을 바꾸고, 저에게 변화를 일깨워준 책을 위주로 하였습니다.

 

 

상반기 결산

 

5위 법정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

 

이 책은 두꺼운 책인데에 반해 한 권씩 소개되는 분량은 그리 많지 않다. 어쨌든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읽다보니 흥미로워진다. 처음에는 이 책에 담겨있는 책 중에 마음에 드는 몇 권만 읽으려고 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다 읽고 싶어진다. 책욕심인가? 제목을 모르던 책임에도 내용을 읽다보면 관심이 생기고 책을 구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의 독서 생활이 다양하고 풍부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4위 제주 밥상 표류기

 언어와 음식은 문화의 기본적인 부분일텐데, 나에겐 아직도 부족한 점 투성이다. 그런데 반가운 책을 만났다. <제주밥상 표류기> 처음에는 제주 음식에 대해 간단히 나열한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읽다보니 재미까지 곁들인, 육지에서 온 내 눈높이에 딱 맞는 책이다.

 

 

 

 

 

 

 

 

 

 

3위 이지 드로잉 노트

"이 책은 당신 안에 숨어 있는 창조력이 단단한 껍질을 뚫고 당당히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책장을 열면 가장 먼저 이런 문구로 나의 자신감을 일깨워준다. 이 책을 보며 두 번 놀랐다. 생각보다 얇다는 것에 한 번 놀랐고, 얇지만 내가 원하던 드로잉의 세계가 잘 표현되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나만의 시선으로 보이는 세계를 화폭에 담아볼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보다 내 눈으로 찍고 내 손으로 출력한 그림이 멋지다."라는 말에 동의한다. 내 눈으로 담아낸 나만의 세상, 세상을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을 알게 되어 즐겁다. 그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자신감을 얻게되는 책이다.

 

 

 

2위 리딩으로 리드하라

 인문고전을 위주로 독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찰나,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 이 책은 인문고전을 읽을 계기를 확고하게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독서를 다시 뒤돌아보았다. 큰 감흥이 없는 나의 독서 생활. 무언가 바꿀 필요는 있다. 하지만 어떻게? 지금 괜찮게 읽었다고 해도 얼마 지나면 절판되기도 하고, 몇 년 후에 보면 허접한 책이라는 느낌도 든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인문고전은 그 당시의 천재들이 쓴 책이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책이니 당연히 한 번 읽어봐야하는 명작이긴 하다.

막연하게 인문고전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불을 지펴준 책이다. 부록에 보면 이지성의 인문고전 독서 단계별 추천도서가 담겨있다. 1년차부터 10년차까지. 일단 지금 나는 리드는 하고 싶지 않아도 리딩은 하고 싶으니까.

 

 

 

 

 

1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세상이 나를 괴롭힌다고 생각하세요? 내가 쉬면 세상도 쉽니다."

 내가 쉬면 세상도 쉬는데, 이렇게 간단히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을 왜 며칠동안 스스로를 괴롭히며 힘들어했던 것인지. 책을 읽으며 내 생각을 바꿔본다. 관조적으로 나를 바라보며 별 것 아닌 현실을 느끼고,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본다. 잠시 쉬어가는 기분으로, 인생에 쉼표를 찍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쉬게 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나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준 책이었다.

 

 

 

 

 

 

 

 

 

하반기 결산

 

5위 : <달라이 라마 111전>

‘마음으로 보는 사진과 글, 강한 끌림이 있는 책’

 

 푹신푹신한 양장본, 강한 끌림이 있는 사진, 한 장 한 장 아끼는 마음으로 넘기게 되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을 읽는 나의 심정은 복잡했다. 시간과 공간 여행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과거의 시간과 지금의 시간이 교차하고,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내가 어우러지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 한 장 한 장에 담긴 메시지가 강렬하게 다가왔고, 사진과 어우러진 글 또한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책을 통해서 보게 되는 것이 이렇게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는 것에 감탄하게 되는 그런 책이었다.

 이 책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김경상과 50여 명의 문학인들이 힘을 합해 만든 작품이다. 소장하고 아껴두었다가 잊을 만한 때에 한 번씩 펼쳐들고 싶은 책이다. 눈에 보이는 사진은 마음을 흔들고, 마음으로 보는 글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사진과 글에 푹 빠져버린 책이다. 

 

 

4위 : <명화 속 비밀 이야기>

‘아는 만큼 보인다, 알게 되면 관심이 생기고 마음으로 볼 수 있다’

 

 

 재미있다. 빠져들어 읽게 된다. 읽다보면 궁금해서 멈출 수가 없다. 손을 놓지 못하고 계속 읽었다. 그 점에서 이 책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동안 보통 명화에 관한 책을 읽을 때에는 경건한 마음으로 집중하며 애써 읽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달랐다. 부담없이 집어들어 읽었는데, 궁금한 마음에 계속 빠져들어 읽게 되는 묘미가 있었다. 그것이 이 책의 장점이었다. 어려운 언어로 쓰인 글이 아니라, 누구든 호기심을 갖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은 그림에 문외한인 사람이 읽기에도 손색 없는 책이다. 처음에는 별 관심없이 본 그림이어도, 이 책을 읽다보면 궁금해져 다시 앞 페이지로 넘어가 그림을 보고 또 보게 된다. 그러면서 하나씩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3위 : <꿈이로다 화연일세>

‘소치 허련, 그의 스승 추사와 초의선사! 이 책으로 생동감있게 만나본다.’

 

 

 내가 제주도에 오지 않았다면, 서예와 그림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 읽어보지 않았을 책이다. 책은 적절한 타이밍에 만나 빛을 발하게 되나보다. 세 권짜리 소설이라는 것이 지금 나에게는 꽤나 많은 분량의 소설이었는데, 어느덧 소치의 마음으로, 추사의 마음으로, 초의의 마음으로, 은분의 마음으로 빠져든다. 분량이 많다고 생각되던 첫 마음은 책을 읽을수록 빠져드는 데에 따라 분량이 줄어드는 아쉬움으로 바뀌었다.

  전체 3권으로 이루어진 소설, 그것도 꽤나 두꺼운 책이지만, 책을 읽는 맛을 알게 해주는 소설이다. 살아있는 글이라는 느낌이 든다. 생생하게 펼쳐지는 생동감있는 표현에 중독된다.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멈출 수가 없었다. 적절히 섞인 싯귀라든가 음성지원이 되는 듯한 사투리, 그들의 안타까운 이야기에 마음 졸이며 계속 읽어나갔다. 이 책에는 구수한 사투리와 그림, 차의 향기가 어우러진다. 거기에 사랑 이야기는 조미료. 감칠맛 나는 소설을 읽으며 옛시대의 한 사람이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지켜본다. 소치,추사,초의의 마음을 이 책을 보며 가늠해본다.

 구수한 사투리로 보여주는 심리적인 친밀감, 중간중간 섞인 싯귀, 머릿 속에 그려지는 차의 향기와 맛깔스런 향토적인 음식 등이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장점이었다. 저자의 묘사는 눈길을 뗄 수 없는 마력이 있었다. 대충 읽을 수 없는 힘이 있었다. 문장 하나하나에 살아있는 혼을 느꼈다. 무엇보다 소치 허련과 그와 인연이 되는 사람들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고, 그에 따라 관심이 더 커졌다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들었던 점이다.

 

 

2위 : <세상에 예쁜 것>

‘이제야 좀더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산문집이라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런 책이 있다. 큰 기대하지 않고 펼쳐들게 되었는데, 읽으면서 책 속으로 빨려들어가 글자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싶어지는 그런 책 말이다. 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펼쳐들었는데 흥미진진한 느낌에 설레게 되는 그런 책이 있다. 이 책처럼.

  박완서 작가의 마지막 산문집이라는 것에 대한 궁금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는 짤막한 산문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짧은 길이에 부담없으면서도 삶에 대한 태도가 압축되어 들어가있는 느낌이다. 가장 처음 나는 왜 소설가인가를 읽으면서 '아, 이래서 소설을 쓰게 되신거구나.' 깨달아본다.

 글을 쓰려면 50대 이후에 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삶의 경험이 오롯이 묻어난 이후에야 글의 깊이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예전에는 그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지 않았었는데, 이 책을 보니까 무슨 뜻인지 알겠다. 다른 수필을 읽을 때와 글의 깊이가 달랐다. 모처럼 글 읽는 맛을 느끼며 글에 몰두하게 되었다.

 

 

1위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제주 허씨를 위한 제주학 안내서’

 

 

 진작 이 책이 나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제주허씨를 위한 제주학안내서'라는 말에 '좋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지금껏 제주관련 서적을 뒤적이면 거의 두 부류였다. 관광지를 겉핥기식으로 둘러보며 좋더라~ 하며 개인감상을 적기에 바쁜 여행서적과 조금은 난해한 역사를 담은 서적. 그나마 그 선입견에서 나를 조금 끄집어 내준 책이 있다면 <제주 역사 기행>과 <제주 기행>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읽고 나서 한 권 더 보탠다. 제주에 관한 책 중, 제주에 관심은 갖고 있지만 아는 것은 많지 않은 나같은 사람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책이 있으니, 바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이다.

 이 책의 가장 앞에 보면 '제주답사 일번지'가 담겨있다. 제주에 관해 떠올려볼 때, 이곳만은 꼭 가봐야하는 곳이다!라고 생각한 곳이 지금껏 없었다. 그래서 역사적 의미와 아름다운 풍광을 담고 있는 그런 곳들이 더욱 마음에 와닿았다. 이 책에서는 그런 이야기들을 조목조목 담고 있다. 설명을 들으며 제주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제주에 대해 더욱 애정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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