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경고 - 현대인들의 부영양화된 삶을 꼬집어주는 책
엘리자베스 파렐리 지음, 박여진 옮김 / 베이직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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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나에게 어떻게 살고 싶냐고 물으면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어떤 것이 너의 행복이냐는 물음에는 머뭇거려진다. 도대체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인가? 물질적인 충족이 행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만 생각했다. 차종이 업그레이드 된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고, 집의 평수가 넓어진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런 것들이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면, 어떤 것이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인가? 질문 몇 개만 거듭되면 고개를 갸웃거리며 잘 모르겠다는 생각에 생각 자체를 뒤로 미뤄버린다. 과연 내가 원하는 행복은 무엇일까? 결국 물질적인 풍요와 다를 바 없는 것 아닐까? 생각에 잠긴다.

 

 이 책 <행복의 경고> 표지에 보면 현대인들의 부영양화된 삶을 꼬집어주는 책이라는 글이 써있다. 사실 현대인들은 '과잉' 속에서 살고 있다. 예전에 비해 너무 잘 먹어서 그에 따른 질병도 증가했다. 예전에 비해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도 많다. 마트에서 대형 카트를 이용해서 꽉꽉 채워 물건을 사들이고, 커다란 냉장고에는 가득히 음식을 저장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예전에는 무얼 입고 살았는지 입을 옷이 없어서 쇼핑에 나서기도 한다. 현대인들의 소비행태를 생각해보며 과연 '행복의 경고'는 무엇을 말하는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게 된 것은 바로 다음 문장에서였다.

 내가 8살 때 엄마는 할머니가 내 수첩에 이런 글귀를 쓰신 것을 보고 몹시 화를 낸 적이 있다.

"행복은 원하는 것을 얻는데 있지 않고 얻은 것에 만족하는 데 있다." 라는 문장이었다. 몇 년 전에야 나는 엄마가 그토록 화를 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최근에 들어오고 있는 불교사상 같은 것들이 엄마에게는 무기력한 패배주의로 보였을 것이고, 중년의 중산층 백인 여성에게는 저격수에게 저격당한 것 같은 충격이었을 것이다. 현대 사회의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다. (273쪽)

이 문장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 부모자식 간에 서로 비슷하게 생각할 것이라 짐작하지만, 사실은 정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다. 같은 단어를 이야기해도 사실은 서로 의미하는 바가 다를 수도 있다. 어쩌면 내가 추구했던 행복이 다른 사람들이 볼 때에는 무기력한 패배주의로 보일 수도 있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인간에게는 욕망이 있다. 그에 따라 결핍감을 느끼게 된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탈리스의 굶주림에 대한 개념을 보며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탈리스는 '4번째 굶주림'이라는 개념을 주장한다. 다른 3가지 굶주림은 각각 생존에 대한 굶주림, 기쁨에 대한 굶주림, 인지에 대한 굶주림이다. 4번째 굶주림은 인간의 상상 속의 삶과 현실 사이의 거대한 괴리에서 생기는 끊임없는 의식 때문에 발생하며......(54쪽)

상상 속의 삶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이 나의 '행복'에 대한 생각도 이중적으로 만든다는 느낌이 들었다. 돈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 일상 생활에서 기본적인 생존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돈이 필요하고, 사람들의 솔직한 모습만 보고 싶어서 투명하게 나 자신을 내비치다가도 나만 속이 들여다보이는 것 같아서 마음의 벽을 쌓게 된다. 물건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새로운 물건을 갖게 되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 책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름다움에 관한 이야기, 예술, 건축, 비만, 자연 등의 이야기를 보다보면 다각도로 현대인의 욕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그 점이 이 책의 장점이었다. 특히 자연과 문화: 도시 부분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어서 생각을 확장할 수 있었다.

 

역자 후기를 보면,

현대인들의 대부분은 물질적으로 부족함 없이 풍족하게 누리면서도 항상 부족한 무언가를 맹목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듯하다. "과연 이러한 삶이 행복할까?"라는 질문에 누구라도 선뜻 "예스"라고 답을 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356쪽) 

라는 글이 있다. 어쩌면 내가 추구하던 행복도 맹목적인 이상향, 현실에서 붙잡을 수 없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에 이르니 이 책의 제목 '행복의 경고'가 정신을 번쩍 차리게 한다. 가끔 이렇게 책이 나에게 막연하게 생각만 했던 것을좀더 정리하게 해준다. 어렴풋 했던 것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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