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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정목 지음 / 공감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황금빛 햇살도 샘솟는 옥빛 물도 하루 이상 가질 수가 없다.
찰나가 지나면 그 아름다움도 더 이상 우리 것이 아니다.
이 세상의 부는 빌려온 것이다. 진실로 좋은 것은 아무도 혼자 소유할 수 없다."
아메리카 원주민인 인디언들의 명언이라고 한다. 생각에 잠긴다. 이 책을 읽으며 좋은 점이 문득문득 독서를 멈추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커피 한 잔 하면서 책을 읽기도 했고, 따뜻한 홍차를 우려내 마시면서 책을 들춰보기도 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책, 얼마 전에 읽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스님의 책이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스트레스와 복잡한 마음 상태가 단순하고 평안해지는 느낌, 마음이 리셋되는 느낌을 받는다.
책을 읽으며 마음에 휴식을 주는 시간을 갖는다. 세상을 향한 욕심을 살짝 내려놓아본다. 조금 읽다보니 이 책의 제목이 프랑스 시인이자 영화감독인 장 루슬로의 시에서 비롯된 것을 깨닫는다.
다친 달팽이를 보거든 섣불리 도우려고 나서지 말라.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성급한 도움이 그를 화나게 하거나
그를 다치게 할 수 있다.
하늘의 여러 별자리 가운데서
제자리를 벗어난 별을 보거든 별에게
충고하지 말고 참아라.
별에겐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어디선가 이 시를 보고 마음에 들어서 다이어리에 적어놓은 적이 있는데, 다시 보니 새롭게 마음에 와닿는다. 남이 나를 보고 느리다고 뭐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듣기 싫으면서 막상 나는 남에게 그런 적이 없었는지 곰곰 생각해본다.
세상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어쩌면 나이가 든다는 것이 세상의 속도를 점점 따라가기 버거워지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만의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비교하는 마음때문에 사는 것이 버겁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 너도나도 달리라는 경쟁사회에서 한 박자 쉬어가는 책에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이 책은 언제 어느 부분을 읽어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분량도 내용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에 차 한 잔 마시는 시간에 한 부분을 화두삼아 읽고 생각에 잠길 수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