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예쁜 것 - 그리운 작가의 마지막 산문집
박완서 지음 / 마음산책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그런 책이 있다. 큰 기대하지 않고 펼쳐들게 되었는데, 읽으면서 책 속으로 빨려들어가 글자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싶어지는 그런 책 말이다. 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펼쳐들었는데 흥미진진한 느낌에 설레게 되는 그런 책이 있다. 이 책처럼.

 

 박완서 작가의 마지막 산문집이라는 것에 대한 궁금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는 짤막한 산문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짧은 길이에 부담없으면서도 삶에 대한 태도가 압축되어 들어가있는 느낌이다. 가장 처음 나는 왜 소설가인가를 읽으면서 '아, 이래서 소설을 쓰게 되신거구나.' 깨달아본다.

 

 글을 쓰려면 50대 이후에 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삶의 경험이 오롯이 묻어난 이후에야 글의 깊이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예전에는 그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지 않았었는데, 이 책을 보니까 무슨 뜻인지 알겠다. 다른 수필을 읽을 때와 글의 깊이가 달랐다. 모처럼 글 읽는 맛을 느끼며 글에 몰두하게 되었다.

 

쓸 게 생겼다고 금세 쓰지 말고 속에서 삭혀라.

무엇에 감동을 해서 쓰고 싶은 것이 생기면 속에서 삭혀서 그것이 발효가 되면 쓰지 않을 수 없는 시기가 온다. 폭발이 일어난다. (박완서 작가의 고등학교 2학년 때 박노갑 선생님의 말씀- 세상에 예쁜 것 中)

어쩌면 학창시절에 그 말씀을 듣고 창작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자연스레 글쓰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 책을 더욱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공감할 만한 소재와 내용 때문이었다. 시간은 신이었을까전원생활은 고요한가 부분에서 특히 공감하며 읽게 되었다. 읽다보면 내가 접하게 되는 상황과 비슷한데, 글로 승화된 것을 보니 대단하다. 비슷한 상황에서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이 작가와 일반인의 차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그런 면에서 감탄하며 읽었다.

 

 소설이라는 것의 긴호흡때문에 책을 읽을 때 뒤로 미루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보니 아직 읽지 않은 박완서 작가의 소설이 눈에 들어온다. 15년 전 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를 읽어본 후 다른 책들도 읽어보겠다고 생각했는데, 세월만 흘렀다. 이미 이 세상 분이 아니시라는 것이 안타까워진다. 작가의 글이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만큼 좋았다는 것을 너무 오래 잊고 살았다. 이 책을 계기로 기억을 떠올려보는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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