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커피하우스
고솜이 지음 / 돌풍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커피향이 방안 가득 느껴진다. 갓 구워낸 브리오슈, 버터향 가득한 빵이 눈 앞에 있는 듯하다. 치아바타로 만든 샌드위치 한 개면 든든하고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 느낌. 모처럼 행복한 맛과 향의 세계에 빠져드는 책을 읽었다. 생각만으로도 군침이 돈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와 빵의 이미지가 집결한다. 상상 속에서는 최고의 커피 향과 분위기가 느껴진다.

 

 읽는 내내 <카모메 식당>의 시나몬 롤이 떠오르기도 하고, 소박하고 작은 분위기에 인간의 정이 느껴지는 분위기도 떠오른다. 커피전문점들이 대형 체인으로 대부분 바뀌어 가고, 그나마 이렇게 책 속에서 볼 수 있는 곳은 현실에서 보기 힘들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아쉽기도 하고, 내가 아직 그런 곳을 발견하지 못해서일 수도 있겠고. 여하튼 그래서 소설 속의 장소로 대리만족을 한다.

 

 <수요일의 커피하우스>, 책제목과 동명의 커피점이 주인공의 원룸으로 향하는 골목 부근에 생긴다. 미대생인 주인공이 수요일의 커피하우스에 조금씩 발을 들이면서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는 다들 마찬가지이지만, 커피의 향으로, 눈앞의 신선한 음식으로, 위안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적어도 나는 말이다.

 

 그날 집으로 돌아갈 때, 주인은 아프리카 여행 가이드북을 빌려주었다.

"난 잠자리에서 여행 책을 읽어. 편안한 침대에 누워서 세계 곳곳을 여행할 수 있거든. 가장 현명한 여행법이지. 갑갑한 비행기를 타고 오랜 시간 공중에 떠있지 않아도, 언제든 어디든 떠날 수 있지. 원하기만 하면." (150쪽)

이 대목에서 난 감탄했다. 내가 요즘 하고 있는 것이 현명한 여행법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기 때문이다. 막연히 기분이 좋았지만 왜그런지는 모를 그럴 습관이 요즘들어 나에게 생겼는데, 어쩌면 그런 것들을 수요일의 커피하우스 주인이 명확하게 이야기해주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나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부분이기도 하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었다. 읽는 내내 원두커피를 내려마시고 싶은 충동도 느꼈다. 내일은 커피볶는 커피점을 찾아가 신선하게 내린 커피를 따뜻하게 한 잔 하고 싶어진다. 오는 길에 원두도 좀 사와야지. 인스턴트 커피 말고, 원두커피 내리는 시간과 여유를 되찾고 싶어지는 시간이다. 이 책이 내게 준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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