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여행산문집
이병률 지음 / 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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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을 순서대로 읽어나가다가 대뜸 사진부터 쭉 훑어보게 되었다. '여행을 하며 이런 사진을 찍으려면 도대체 어떤 장비들을 가져가야하는거지?', '어머나, 바닷가 비키니 차림의 여행자는 책에 나오는 것도 모를텐데 창피하겠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표정을 담으려면 이 사람들과 친분을 쌓은 후 셔터를 눌렀겠지?' 등등의 혼잣말을 하며 책장을 넘겼다.

 

 예전의 나는 여행을 하며 사진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필름카메라 시절의 여행은 흔히 그렇겠지만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될 '나'를 넣어서, 여행으로 꾀죄죄한 모습까지 가감없이 담아버리니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디카시대. 풍경이 멋진 감성으로 다가오고, 사람들이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이렇게 사진을 모아보니 정말 멋지다. 나에게 그런 능력이 없어서 그런지 더욱 더! 여행지에서 감동받은 만큼 사진을 남겨오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감동이 계속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결과적으로 사진을 먼저 훑어보고 나서 글을 읽은 것은 잘한 것 같다. 나에게는 사실 글보다 사진이 더 강한 인상을 남기며 마음 속에 흔적을 남긴다. 결국 다 읽고 나서 다시 사진을 찬찬히 살펴본다. 또다시 봐도 마음을 뒤흔드는 맛이 있었다. 여행을 꿈꾸는 시기여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누군가 등떠밀면 후다닥 떠나고 싶은 9월, 이 책이 내 마음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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