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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이 번지는 곳 베네치아 ㅣ In the Blue 6
백승선 지음 / 쉼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번지는 곳' 시리즈가 좋다. 사진과 그림으로 여행을 이야기하는 책이 마음에 들었다. 재잘재잘 이야기가 많은 것보다 조용히 한 마디씩 툭툭 던지는 것을 더 좋아해서일까?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듯 사진만 바라보고 있어도 느낌이 와닿았다. 예전에 폴란드, 크로아티아, 벨기에 편을 읽었다. 시간과 금전적 여유가 되면 한 번은 가보고 싶은 곳, 책을 보고 마음에 담아둔 곳이다. 그런 점에서 여행책자로서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여행을 가고 싶게 만드니까! 여행에 대한 생각이 없는 때에 읽어도 마음이 들뜨면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니 기분이 좋아진다.
이번에 읽은 책은 <낭만이 번지는 곳, 베네치아>다. 이번에는 예전과 다르다. 베네치아는 최근 유럽 여행에서 다녀온 곳이기 때문이다. 다녀온 곳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질 무렵, 나는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잠자던 나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다. 다녀온 곳이 담긴 책, 이 책을 읽으며 베네치아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본다.
이 책에서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사진과 그림이다. 사진과 그림에 눈이 가면서 여행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지도가 복잡한 건지 이상하게도 지도를 보고 걸었다가 길을 잃어버렸던 그 당시가 떠오른다. 그냥 베네치아의 길에 몸을 맡기면 벽에 그려진 화살표가 보이고, 그렇게 따라가다보면 못갈 곳도 없었던 그곳이다. 골목을 막연하게 걷고있다고 생각될 무렵, 눈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풍경, 건물, 사람들......'낭만이 번지는 곳'이라는 표현이 새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베네치아 여행에서 인상깊었던 것이 무라노,부라노 섬 여행이었는데, 이 책에도 그곳이 나온다.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내 눈으로 바라본 그곳과 그 시간 내가 찍었던 사진, 이 책에 담긴 사진과 그림은 내가 본 그것보다 더 인상적이었다.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대충 보고 흘려넘겼던 풍경들이 깊이 각인되어 아쉬움을 자아낸다. 더 낭만적일 수 있었는데! 더 행복할 수 있었는데! 우리는 가끔 나에게 주어진 행복에 인색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시 가게 되면 그곳을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자신감이 생긴다.
이 책을 보며 1년 반 전, 유럽 골목여행을 하던 시간을 떠올렸다. 추운 겨울이었던 점이 아쉬웠다. 길을 잃고 헤매다가 뜨거운 와인 한 잔 사서 마시고 힘을 내서 길을 찾던 그 시간, 나에겐 행복이었다. 우리는 결국 좀더 행복해지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저자의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당신이 이 책의 어느 페이지에서 본 사진 한 장으로 인해, 한 줄의 글로 인해 '그곳'에 대한 꿈이 좀 더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꿈이 이루어지는 어느 날, 당신이 조금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