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살어리랏다 - 소심한 도시인들의 놀멍 살멍 제주이민 관찰기
김경희.정화영 지음, 김병수 사진 / 청어람미디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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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제주이민자다. 당연히 이 책이 궁금했다. 읽고 싶었다.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일단 이 책을 읽어보고 비슷한 생각에는 공감을, 다른 생각에는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느끼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나말고 다른 사람들의 제주이주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처음엔 여행처럼 1년만 살다가 다시 고향인 서울로 가려고 했다. 이곳 생활에 대해 우려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신감을 뚝뚝 떨어지게 하긴 했다. 정 안되겠으면 바로 접고 다시 서울로 가겠다고 했다. 애쓰며 버티는 삶, 더이상은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이곳에 와 살다보니, 살수록 내 마음을 잡아끄는 묘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아직도 매일매일이 신기하고 즐거운 시간들, 나는 그동안 무엇을 하고 살았던 것인지 지난 시간이 아깝기만 하다.

 

 나의 고향은 원래 여기였던 듯 너무도 편안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처음엔 나처럼 무모한 사람이 또 있을까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내가 제주도에 내려오던 그 무렵, 육지 이곳저곳에서 제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급속하게 증가했다고 한다. 언어도 다르고 생소한 문화로 가득한 이곳, 사람들은 제주이주라고 하기보다는 제주'이민'이라고들 한다. 이곳에 내려와서 생활한지 벌써 1년도 넘었다. 초기에 이곳 실상을 잘 몰라서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었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어쨌든 생각보다 많은 '제주이민자'에 대한 책들이 출간되기 시작한다. 나같은 제주이민자에게는 공감을, 제주이민을 꿈꾸는 자들에게는 정보제공과 안도감을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막연하게 생각만 하던 사람들은 이런 류의 책을 보며 구체적으로 꿈을 실현할 준비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그들이 왜 제주에 내려와서 살게 된 것인지, 정말 공감이 많이 갔다. '나도 그래!', '더 그곳에 살았으면 숨이 막혔을 거야.' 등등 생각을 하기도 했다. 또한 제주 '재이민자'라고 소개된 사람들을 보니, 나도 만약 제주를 떠나 다른 곳에 가서 산다고 해도 결국 이곳이 그리워 다시 돌아오게 될지도 모르겠군. 생각하게 되었다. 이곳 제주는 묘한 매력이 있는 곳이고, 사람을 잡아끄는 힘이 있는 곳이니 말이다.

 

 앞으로 다양한 시선으로 제주 이민자를 다룬 책이 많이 출간되면 좋겠다. 사실 붐처럼 일어나는 일에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제주에서 관광객만을 상대로 영업을 하기에 게스트하우스나 카페 등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책을 읽고 환상에 젖어 덜퍼덕 사업부터 구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이곳에 살다보니 외지에서 와서 음식점부터 차리거나 집이나 땅부터 덥썩 구입해서 고생 꽤나 하신 분들의 이야기가 솔솔 들려온다. 삶이 여행처럼 흘러가면 좋겠지만, 감상보다는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야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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