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처럼 나는 혼자였다 - 화가 이경미 성장 에세이
이경미 글.그림 / 샘터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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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다. 내가 다른 사람이 그린 그림에 관심이 없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에 약간의 관심이 생긴 후 보게 되어서일까. 고양이를 작품에 이렇게 표현하기도 하는구나. 감탄했다. 이 책을 넘겨보고 그림에 매혹되었다. 탄성을 자아냈다. 책장을 넘기며 그림 부분만 먼저 보게 되었다. 멈춰버린 나의 시선, 내 마음에 깊이 박혀버리는 흔적을 남기는 그림이다. 대단하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 대한 느낌이 경이롭다.

 

 그림 말고 책에 대한 느낌은 살짝 아쉽다. 어쩌면 나는 그녀의 전시회를 먼저 보았거나, 그림을 먼저 접한 이후, 그런 그림을 그린 사람에 대해 궁금해지고, 그런 이후에 이 책을 보았으면 좋았을거란 생각도 들었다. 시점의 아쉬움. 너무 일찍 이 책을 읽게 되었다고 아쉬워해본다. 좀더 시간의 여백을 두고 이 책을 읽을 걸 하는 후회도 밀려온다. 내가 궁금증을 느끼기도 이전에 보게 되어버린 서운함이랄까. 스포일러의 기막힌 반전을 먼저 알아버리고 영화를 보는 느낌이기도 하다.

 

 그녀의 환경이 정말 힘들었겠구나. 인간적인 공감은 갔다. 그것이 그녀의 상처가 되었겠구나. 짐작은 갔다. 하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의 상처를 모른 채 대단한 작품만 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이런 그림을 그린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차라리 모른 채 작품만 보고 싶은 욕구, 그런 욕구가 있었나보다. 나에게.

 

 그래도 이 책이 무엇보다 그녀 자신에게 의미있는 표현이길 바란다. 상처를 그냥 덮어두고 잊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대중에게 배출해내고 홀가분하게 툴툴 털어버리기를 바란다. 그런 행위 자체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으니까. 좀더 성장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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