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그들처럼 - 열한 번 치명적 사랑의 기억들과 만나다
박애희 지음 / 서해문집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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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라는 것, 애절하게 느껴지다가도 어느 순간 보면 유치하기도 하고, 내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다가도 어느 순간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채 사라져 있다. 그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줄 수 있을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쩨쩨하게 본전 생각이 나기도 한다. 현재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미 지나가버린 사랑을 떠올려보는 사람에게도, 사랑이란 설렘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주는 감정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힘을 주는 동시에 인류를 영원히 존재하게 하는 버팀목이다.

 

 이 책은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모딜리아니와 잔 에뷔테른, 브람스와 클라라 슈만, 마릴린 먼로와 조 디마지오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그남자 이야기'와 '그여자 이야기'로 담았다. '그들이라면 그랬을지 모른다'는 상상으로 채웠다고 저자는 밝힌다. 그들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해서 그럴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저려오는 느낌이 든다.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사랑이라서일까?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그들이 안타까워서일까? 마음이 아파온다.

 

 그 시절에도, 지금도, 사랑의 감정은 갈팡질팡. 영원한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사라져버리는 감정이기에 이렇게 마음이 아파오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들어가는 글'에 담긴 저자의 말이 한껏 마음에 와닿았나보다.

언젠가 어떤 책에서 본 한 줄, '사랑은 오해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 말처럼 사랑은 오해에서 비롯됐던 것도 같다. 끝없이 그를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고, 그 사람이 갖고 있지도 않은 점을 내 멋대로 그리며 황홀해했고, 언제나 오래도록 행복할거라고 믿었다. 그렇게 오해로 빚어진 상상이 우리를 종종 사랑에 빠뜨렸다. 그래서 사랑은 괴롭고 때로 절망스럽다. 오해라는 걸 깨닫는 순간 사랑은 물거품이 되기도 하니까. 하지만 어떤 이들은 그 오해를 이해로 만들고 다시 사랑으로 만든다. 그리고 계속 사랑을 찾을 것이다. (사랑한다면 그들처럼_들어가는 글 中)

 

 '그 후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문장은 어린 시절 보던 동화책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글이고, 현실은 당연히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사랑이라는 것은 호르몬의 작용이고, 유효기간이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때문에 결혼이라는 제도로 얽매어놓는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사랑 이야기를 읽을 때면, 평생 간직할 절절한 사랑 하나 쯤 있으면 삶의 깊이를 좀더 느끼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좀더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시간, 밤에 읽고 밤에 서평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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