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걸음의 여행
리처드 C. 모라이스 지음, 서현정 옮김 / 노블마인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소설을 집어들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라따뚜이>를 만났다는 뉴욕타임스의 한 줄 서평에 그냥 이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읽다보니 흡인력이 굉장한 소설이라 느껴졌다. 저녁 식사 시간을 잊을 정도로 몰두하여 읽어버렸으니 말이다. 기대 이상이었다. 내 스타일이다. 어쩌면 단순하고 뻔한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지루하지 않은 전개가 마음에 든다. 너무 복잡하지도 않고 담담하게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영화가 나왔을 때 재미있게 몰두하여 보았다. 책으로도 나와 있지만 왠지 그 두께에 망설여졌고, 일단 영화로 접했기 때문에 신선함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 영화로만 봤다. <라따뚜이>도 재미있게 본 애니메이션이었다. 흥미롭게 본 두 가지가 떠오르는 소설이었다. 이 소설도 영화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분명 소설이다. 저자소개를 보면 "리처드 C.모라이스는 미국인이지만 포르투갈에서 태어나 스위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라고 적혀있다. 하지만 왠지 실화일 듯한 느낌이 들어 주인공 이름 '하산'을 검색해봤다. '하산: 산에서 내려오거나 내려감'이라는 단순한 설명과 함께 주로 산에서 내려오는 것에 대한 이야기만 담겨있다. 이 정도가 되면 성공적인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을 읽으며 소설이 아닌듯한 느낌을 받기 힘들다. 소설이 '이건 분명히 소설이야.'라는 느낌이 드는 것보다는 '실제로 있을 법한데.'라는 느낌이 드는 편이 읽는 시간도 아깝지 않고 좋다.

 

 이 책을 한 줄로 표현하면, "인도 뭄바이에서 태어난 소년이 프랑스 파리에서 최고의 셰프가 되는 환상적인 성장소설"이라고만 할 수 있겠지만,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한 줄로 짧게 요약될 수도 있고, 한 권의 책이 될 수도 있는 것. 이 책의 주인공 하산의 이야기는 힘든 시절을 이겨내고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다. 음식 냄새 구수한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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