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술 -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카트린 파시히.알렉스 숄츠 지음, 이미선 옮김 / 김영사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상에 지칠 때면 여행을 꿈꾼다. 나에게 여행은 휴식의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강행군의 여행을 싫어한다. 그래서 유럽 여행을 할 때에도 관심없는 '미술관, 박물관 가지 않기!'를 했고, 다른 여행 때에도 빠듯하게 일정대로 움직이는 여행을 하지 않는다. 가이드북에서 권해주는 곳을 빠짐없이 발도장찍고, 남들이 맛있다고 했던 곳에 무작정 따라가는 것, 재미없는 여행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그런 여행이 좋은 결과만 가져다준 것은 아니다. 느낌대로 들어간 음식점이 죄다 맛이 이상해서 더 이상 현지 음식을 먹을 수 없었던 이탈리아 여행, 정말 유명한 사원의 유명세를 몰라 그 사원을 빼먹고 길거리 여행만 했던 인도의 어느 마을, 이제야 미술에 관심이 가니 조금은 아쉬운 유럽 미술관 여행 등등. 아쉬움도 있다.

 

 이런 나의 여행 스타일에 도움이 되는 책을 읽게 되었다. '여행의 기술'이라는 제목의 책은 다른 책이 워낙 유명해서 몰랐는데,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여행의 기술>이라는 책이 2011년 출간되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이미 모아놓은 정보를 근거로 목적지의 모습을 미리 머릿속에 그린다. 그러고서 그곳을 찾아가 실제와 비교하고, 여행 안내책이 옳음을 증명한다. 그 이상의 것은 보지도 느끼지도 못한다. 여행자들은 그저 외부 세계를 탐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새로운 세계에 마주한 자신을 탐구한다. (29p)

 유명한 관광지를 여행하는 것이 괜히 꺼려졌던 나의 마음이 이런 의미였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지도에 얽매여 그곳을 더 볼 수 없는 안타까웠던 여행길도 생각이 난다. 하지만 가장 두려운 것은 정말로 길을 잃어버리는 것!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조난 당하는 것, 너무 큰 모험이 되기 때문에 길을 찾기 쉬운 곳에서나 손쉬운 방법으로 의도적 길잃기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에는 지도를 던져버리고 '의도적 길잃기'의 세계에 빠져 새로운 탐구를 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해준다. 문득 길잃기 좋은 방법이 그것이었다. 무작정 앞사람 따라가기, 반복되는 동일한 사물을 지표로 설정하기, 어디를 봐도 똑같은 사물을 지표로 설정하기, 변하기 쉬운 사물을 지표로 설정하기, 오직 한 가지만 생각하기, 다른 데 정신 팔기 등의 방법으로 보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길잃기에 동참하고 싶어진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다양한 여행법이 있다. 무조건 부지런히 여기저기 둘러보는 여행만이 여행의 진리라는 시선을 버리고, 보다 다양한 여행법이 담긴 여행 서적을 보고 싶다. 일단 여행의 다양한 시선 중 하나인 이 책이 신선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