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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슬 시티
김성령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소설을 정독했다. 십대 작가가 두 달만에 원고지 1300매를 써내려갔다는 책설명에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한 생각이 든 것이 이 책을 읽은 이유였을 것이다. 중학생이 어떻게 소설을 집필했을까? 사실 그것은 소설을 읽는 나에게 장점으로도, 단점으로도 작용했다. 그 설명이 아니었으면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을 것이고, 그 설명으로 인해 책을 읽는 내내 그 점만 머릿 속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왕 읽게 되었는데, 자꾸 문장에서 천재적인 문장력을 찾게되었으니 말이다. 기대에 못미치는 부분에서는 아쉬움까지 느끼면서 말이다. 영화를 봐도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데, 책이라고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바이슬 시티, 그곳은 가상의 세계다. 바이슬 시티는 미국 본토와의 소통을 철저하게 차단한 채 하나의 독립국가처럼 존재하는 인공 섬 도시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15세 작가가 잘 엮었다. 15세라는 나이를 생각해보면 대단한 시도이고, 구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15세라는 나이를 생각했을 때의 문제다. 소설 자체보다는 솔직히 작가의 마음으로 진행 과정을 보게 되었다. '여기에서 이렇게 진행하겠군.' 상상하며 읽게 되었고, 그 상상이 어느 정도 일치했다. 그래서 완전히 몰입해서 읽지는 못했다. 완전히 '소설'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불의가 승리하기 위해서 필요한 유일한 것은 정의의 침묵이다." 에드먼드 버크
이 말이 이 책을 읽고 난 이후에도 지금껏 내내 머릿 속에 맴돈다. 불의를 보고 꾹 참았던 나의 과거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불의를 봐도 내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도 그냥 참고 넘어가는 것이 훨씬 마음 편하다는 것을 살면서 점점 더 확고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점점 더 내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비겁한 나의 행동에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