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물건 - 김정운이 제안하는 존재확인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저자의 책 중 가장 먼저 읽은 책은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였다. 당시 도발적인 제목으로 화들짝 놀랐는데, 남편과의 결혼을 '가끔' 만족한다는 아내의 이야기를 보고 한시름 놓았다. 이 책이 나온 것을 보고 또 한 번 화들짝 놀랐다. '혹시?'

 

'남자의 물건'글씨는 신영복 작품.

 

 

하지만 이 책에서도 그때처럼 시원스럽게 해명해준다.

'여자의 물건'이라면 바로 여러 가지가 떠오른다. 목걸이, 반지, 가방, 구두, 화장품 등등. 그래서 여자들은 삶이 흥미로운 거다. 여행을 가도 남자들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 볼 것도 많고, 이야기할 것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자의 물건이라면 도무지 떠오르는 게 없다. 대부분 잠시 당황하다가, 은밀한 곳의 '그 물건'을 떠올린다. 너무 서글픈 일 아닌가? (프롤로그 9p)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대표적인 열 분과의 인터뷰를 담았다. 1부의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나 방송에서 들어본 이야기도 꽤 많아서 중복되는 느낌이 들었는데, 나의 눈이 '번쩍' 뜨이게 된 것은 2부 '남자의 물건' 부분이었다. 사람이 소유한 물건, 애착을 느끼는 물건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인터뷰 형식이 독특했다. 꽤나 괜찮은 시도라 생각했다. 그 사람의 가치관의 바탕이 되는 것이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0명의 남자들과 인터뷰한 내용이 담겨있다.

 

 차범근의 계란 받침대는 정말 의외의 물건이었다. 축구만이 전부라고 생각되던 사람인데, 그 사람에게 소중한 것은 독일에서 가족들과 보낸 소중한 시간의 추억이 담긴 사소한 물건이었다. 제주에서 유명한 화가로 알려진 이왈종 화백의 면도기도 의외였지만, 그의 소중한 인연을 엿볼 수 있는 물건이다.

 

 2부의 내용을 읽으면서 의외의 물건을 소중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내 주변도 살펴보게 되었다. 과연 내가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는 물건은 무엇이 있을까? 잡동사니들에 둘러싸여 소중한 무언가를 잊고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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